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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방식 U+ Navi LTE 써보니

내비게이션이라는 기기가 처음 나왔을 때 가장 큰 이슈는 '길 찾기'였습니다. 원하는 목적지 검색이 가능한지, 얼마나 빠른 길을 찾아 주는 지, 길을 잘못 들었을 때 빠르게 수정해서 알려주는 지가 내비게이션 성능을 가늠하는 척도였습니다.

 

하지만 'TPEG'가 등장하면서 내비게이션에 일대 혁신이 생깁니다. 'TPEG'이란 'Transport Protocol Expert Group'의 약자로, DMB 주파수를 이용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보여주고 이와 연동하여 막히지 않는 길을 안내해 주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TPEG의 원래 뜻은 이름대로 교통정보나 여행정보를 전송하는 국제표준이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굳어져 'TPEG = 실시간 교통정보'가 되었습니다.

 

한때 내비게이션은 자동차의 필수 옵션이었습니다. 내비게이션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한 구조이며, 특히 소프트웨어는 지도 데이터와 안전운행 정보, 길 찾기 알고리즘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국내 내비게이션을 보면 특정 지도 이름으로 구분을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하드웨어는 단지 소프트웨어를 담는 그릇일 뿐 특별한 기술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층에서는 내비게이션 단말기를 사지 않고 스마트폰을 이용합니다. 업데이트의 간편함과 무료 사용 등의 이유 때문입니다.

 

현재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은 'U+ Navi', 'Olleh Navi', 'T Map', '김기사'가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여기에 클라우드 방식의 'U+ Navi LTE'가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1. 최초의 클라우드 방식 내비게이션

 

U+ Navi LTE와 기존 내비게이션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클라우드란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만 불러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U+ Navi LTE'는 기본 앱만 설치하면 나머지 데이터(지도, 음성 안내, 안전운전 정보, 실시간 교통정보 등)를 서버에서 불러와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방식이 주는 이점은 2가지입니다.

 

첫째, 대용량의 데이터를 내려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내비게이션은 기본으로 지도 데이터를 내려 받아야 합니다. 이것은 예외가 없습니다. 지도가 없는 상태에서 길 안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지도 용량은 내비게이션 앱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800MB 정도 합니다.

 

둘째, 업데이트가 필요 없습니다. 서버에서 데이터를 받아 사용하므로 이용자는 언제나 최신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차량 부착용 내비게이션은 SD메모리를 PC와 연결해 지도를 내려 받거나 매립형은 센터에 가서 업데이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 역시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2. U+ Navi LTE와 T Map 비교

 

'U+ Navi LTE'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는 U+ LTE 전국망 서비스 때문입니다. 내비게이션 특성상 서버와 지속적인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3G가 아닌 LTE에서만 동작하게 됩니다. 전국에 LTE 음영지역이 없어야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현재는 U+ LTE 요금 가입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이용자 확보를 위해 통신사 상관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 더욱 좋겠지만 아직 LTE 전국망을 갖추지 못한 통신사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U+ Navi LTE'를 사용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타 이동통신사에서도 LTE 전국망이 보급되면 - 3G로 연결되는 LTE가 아닌 진정한 LTE 연결이 필요- 'U+ Navi LTE'는 모든 LTE 사용자가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교통 서비스는 어떠할까? 가장 먼저 'TPEG' 서비스를 도입한 'T Map'과 'U+ Navi LTE'를 비교해 신용산역에서 목동 아이스링크까지 차량으로 이동을 해보았습니다.

 

<목적지 검색 화면>

 

 

<T Map과 U+ Navi LTE 경로 비교>

 

T Map은 3개의 경로를, U+ Navi LTE는 2개의 경로를 보여줍니다. 지도상의 보이는 2개의 경로는 최적 길 안내와 최소시간이며 T Map은 소요 시간과 거리가 다르지만, U+ Navi LTE는 거리만 다를 뿐 도착 시각은 같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T Map은 지도상에 경로만 표시해 주지만, U+ Navi LTE는 경로에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하여 보여준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어떤 내비게이션이 정확하다 말할 수는 없습니다. 교통 정보는 실시간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위 사진은 실제 주행 모습입니다. 보이는 정보 표시량은 두 내비게이션이 비슷합니다. 단, 실시간 교통정보 표시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T Map도 주행 중 실시간 교통정보를 구간별 색으로 표시해줍니다. 하지만 붉은색 경로가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어 교통정보 식별에 약간 어려움이 있습니다.

 

도착 예정 시각은 T Map이 조금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동 중 T Map은 경로를 한 번 바꿔 조금 더 돌아가는 길을 택하였지만, U+ Navi LTE는 처음 설정했던 경로를 유지했습니다.

 

여기에서 특이한 부분은 U+ Navi LTE는 5분에 한 번씩 교통정보를 갱신하여 경로에 반영하지만, 경로가 유지되면 이를 안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김기사'라는 내비게이션은 경로 변경이 없더라도 5분에 한 번씩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하여 새로운 경로를 탐색 중입니다"라는 멘트가 나오지만, U+ Navi LTE는 경로가 바뀌었을 때만 이 멘트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굳이 변경되지 않은 경로에 대해 안내하는 것보다는 필요할 때만 안내해주고 경로를 바꾸는 것이 안전운전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도착지 모습>

'목동 아이스링크'에 도착한 모습입니다. U+ Navi LTE는 '목동아이스링크'로, T Map은 '목동아이스링크장'으로 되어 있어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아닙니다. U+ Navi LTE도 '목동아이스링크장'으로 설정을 하면 같은 위치로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이동 시간은 35분이 걸렸습니다. U+ Navi LTE가 28분을 예상했는데 이보다 7분 더 걸린 셈입니다. 중간에 경로 변경이 한 번도 없어 '실시간 교통정보 반영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것은 아니었습니다.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사당역으로 다시 경로를 잡고 이동 중 "실시간 교통 정보 반영으로 경로가 바뀝니다"라는 안내 멘트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처음 선택한 경로>

<실시간 교통정보가 반영되어 변경된 경로>

 

처음 경로를 설정했을 때는 복잡한 남부순환로를 피해 우회하여 이동하였지만, 중간에 다시 실시간 교통 정보가 반영됐을 때에는 남부순환로로 바뀌면서 이동 거리와 소요 시간이 대폭 단축되었습니다.

 

안내 경로를 이탈했을 때 재탐색하는 시간은 어떨까. 

 

<교차로에서 경로 재탐색 하는 모습>

 

경로 이탈 시 재검색 시간은 매우 양호했습니다. 경로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식하고 대략 2초 이내에 새로운 경로를 제시해 줍니다. 이 정도 시간이라면 경로 재탐색 성능에선 매우 양호하다 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초기는 기대 이상

 

아직은 생소한 클라우드 방식의 내비게이션 'U+ Navi LTE'는 선보인 지 얼마 안 된 신규 서비스입니다. 지도를 실시간으로 내려 받아야 사용할 수 있다는 생소한 개념 때문에 사용이 꺼려질 수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LG U+의 LTE가 전국망을 갖춘 이때에, 이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합니다.

 

신규 서비스이기에 '처음에는 조금 부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U+ Navi LTE는 최소한 기존 출시된 내비게이션 사이에서 '중상위'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지금 상태로도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모의 주행과 다양한 경로 선택 미지원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옵티머스G 프로와 갤럭시 S4밖에 없다는 점이 조금 아쉽긴 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보완 가능하므로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입니다. (참고로 단말기 지원 확대는 5월 23일에 이루어집니다.)

 

실시간으로 지도를 내려 받아 데이터 사용량이 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한 번 지나간 곳은 저장해 두고 사용하므로 문제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걱정된다면 지역별로 필요한 곳의 지도만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국내 최초 클라우드 방식 내비게이션, U+ Navi LTE에 대한 실제 도로 주행 테스트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