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팬 만들기를 위한 필수 여정, 퍼소나 방법론
안녕하세요, WHY NOT 기자단 융합UX팀 윤연수입니다. 지난 기자단 포스팅을 통해 UX의 가장 핫한 트렌드, UX Writing을 소개시켜 드렸는데요. 이번엔 보다 더 심도 있게 고객을 이해하고 서비스 전략을 수립해 나가는 데 빠질 수 없는 UX방법론 중 하나인 '퍼소나' 방법론을 소개해드리고자 찾아왔습니다. 👏👏
“퍼소나로 고객 이해 시작하기”
전국민이 사용하지만 타깃은 전국민이 아니라고요? 유플러스의 세그별 타깃 공략법
유플러스는 통신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가 유플러스의 고객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연령과 성별이 다 우리 고객에 해당되지!’ 라고 단순히 정의하면 될까요? 유플러스는 모든 연령층/성별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이지만, 잘 살펴보면 각 고객을 ‘세그(Segment)’ 로 분류하고 나노 단위로 분석하여 타깃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생애 주기에 따라 1인 가구인지 2인 가구인지, 또는 자녀가 있는지 없는지 등의 기준으로 고객을 총 10개의 세그로 나눠 관리하고 있는데요. 가령 어린이용 콘텐츠를 볼 수 있는 'U+아이들나라'와 같은 서비스는 영유아를 키우는 키즈맘 세그를, 사회생활에 이리저리 치이는 사회초년생을 캐릭터화한 '무너' 캠페인은 1인 가구 세그를 공략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세그를 세분화하여 타겟팅을 하면, 고려해야 하는 고객의 니즈도 그만큼 세분화되고 복잡해집니다. 이 니즈들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특정한 라이프스타일과 취향, 그리고 니즈를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만들어 이야기 속에 서비스를 대입시켜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방법이 바로 앞에서 소개했던 퍼소나(Persona)로, 고객 리서치 결과를 기반으로 공통적인 사용자를 결합해 하나의 이야기 속 캐릭터를 만드는 일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U+아이들나라 이용 고객들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터뷰하여 공통적인 가상의 사용자인 ‘김지은’ 이라는 인격을 퍼소나로 만든 후, 이 ‘김지은’ 씨가 살아가는 이야기 속에서 문제점과 니즈를 발견하는 것이죠. 이런 방식으로 서비스의 문제점을 진단하면, 단순히 데이터를 훑는 것보다 U+아이들나라의 고객을 더욱 심도있게 이해하고 서비스의 알맞은 방향성을 찾을 수 있겠죠? 이제 우리는 만들어놓은 퍼소나를 활용해 U+아이들나라 사용자 경험에서 김지은 씨를 떠올리면 쉽게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고객을 가장 닮아있는 퍼소나를 위해! 끊임없는 고객 조사
하지만 좋은 요리를 위해서는 좋은 재료가 필수이듯이, 퍼소나를 만들 때도 양질의 사용자 리서치 조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생각한 마냥 이상적인 고객을 퍼소나로 분류해 버리면 이상적인 서비스 사용 시나리오를 그리게 되고, 결국 문제점은커녕 고객의 니즈조차 발견할 수 없게 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LSR/UX담당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사례와 함께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유플러스는 코로나 엔데믹 시대에 발맞춰, 소규모 자영업 시장 활성화와 소상공인의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해 U+우리가게패키지와 같은 특화 상품을 출시하였습니다. 총 11가지 서비스로 구성된 이 상품은 차량 대여 서비스, 가전 렌탈 서비스, 주변 상권/소비자 분석 정보와 같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패키지로 제공해 사장님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는데요. 그렇다면 ‘소규모 자영업 사장님’이라는 타깃을 어떻게 분석했기에 이런 디테일한 전략을 도출해낼 수 있었을까요?
바로 고객의 사용 여정을 단순히 서비스를 사용하는 순간으로만 정의하는 것이 아닌, 사업장의 생애 주기 전반을 이야기로 만들어내 이해하고 분석하여 전략 수립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창업을 준비하고 가게를 운영하는 사이클만을 분석하여 고객을 정의하지 않고, 실태 조사 보고서와 같은 정량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장의 쇠퇴기까지 주기를 확장하여 고객의 사용 여정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 SOHO 전략 도출 프로젝트 정량 데이터 분석 자료
고객의 생애주기라는 퍼소나 제작 틀을 짰다면, 이제 이 퍼소나가 실제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어떤 행동과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겠죠? 정확한 퍼소나 모델링을 위해 가장 먼저 주변 상권을 돌아다니며 사장님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하였는데요, 실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들의 인터뷰를 통해 행동과 생각, 니즈를 대략적으로는 알 수 있었지만 자영업이라는 환경을 경험해 보지 못한 UX 실무자들의 관점에서는 자영업자분들의 자연스러운 생활 속 행동에서 발견할 수 있는 디테일한 니즈는 찾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더욱 생생한 자영업의 현장을 알기 위한 두 번째 방법으로 실무자들은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자영업자 출퇴근 브이로그 속에 자영업자들의 애환과 힘듦이 그대로 담겨있기 때문인데요, 브이로그를 통해 자영업 사장님들이 집에서 일어나 준비하는 순간부터 직원을 관리하고 물품을 주문하는 현장까지 있는 그대로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관찰한 ‘재료’들을 활용해 퍼소나의 생애주기 속 단계를 세분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정량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실제 고객들을 만나고 그 고객들의 일상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기까지 한다면 누구보다 고객을 잘 투영한 퍼소나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유튜브와 인터뷰를 통해 분석한 정성 데이터 예시
미디어 서비스의 타깃 퍼소나는 어떤 사람들일까? - 사례로 알아보는 퍼소나 모델링
지금까지 설명한 방식으로 퍼소나를 만들기 위한 틀을 짰다면, 이제 진짜 퍼소나를 만들어야겠죠? 모아놓은 방대한 자료들을 그룹핑하고 공통적인 성격들을 유형화하여 하나의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은 U+모바일tv 퍼소나 예시와 함께 설명드리겠습니다. 모바일tv의 사용성 개선과 전략 도출을 위한 프로젝트로, 구체적인 방향성을 잡기 앞서 우리는 고객 조사를 시작하였습니다. 미디어 서비스를 본 경험이 있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1시간 가량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는데요, 1시간이라는 시간동안 쉴새없이 대화를 하며 생겨난 데이터들로 퍼소나 모델링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이 과정의 핵심은 최대한 실제 고객과 닮아 있는 퍼소나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인터뷰를 통해 취합한 핵심 정보들을 포스트잇에 빠짐없이 적어 한 자리에 나열해 놓고, 비슷한 키워드 혹은 니즈들을 그룹핑하였습니다.
▲ 인터뷰 데이터 그룹핑 현장
인터뷰 내용들을 요약하고 그룹핑할 때는 어쩔수 없이 퍼소나를 만드는 사람의 주관이 섞여 정확하지 않은 퍼소나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퍼소나 제작자는 끊임없이 리서치 결과물의 정성적 데이터뿐만 아니라 정량적 데이터들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고객 인터뷰 내용뿐만 아니라, 실제 서비스 사용 데이터를 함께 분석하면 인터뷰 대상자의 생각과 말의 의도를 더욱 정확히 분석할 수 있게 됩니다.
인터뷰 대상자들의 미디어 서비스를 시청하는 패턴들을 살펴보니 크게 두가지 축을 기준으로 인터뷰 대상자들을 그룹핑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시청 시간과 구매 비용인데요, 일주일 기준 시청 시간이 각각 50시간 이상, 20시간 이상, 10시간 내외인 그룹들끼리 유사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었으며, 지불하는 비용에 대한 멘탈 모델 또한 유사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정량적인 데이터를 기준으로 그룹핑을 완료했다면, 인터뷰에서 나온 말들로 이 퍼소나들은 어떤 것을 원하고 어떤 것을 불편해하는지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시 서비스를 사용하는 과정 전반을 파악하고, 그룹별로 서비스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물어본다면 더욱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겠죠?
인터뷰 질문 순서는 미디어 서비스 첫 진입부터 볼거리 탐색, 구매, 재구매/해지 순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앞서 정의했던 ‘시청시간 50시간 이상’에 속하는 그룹1의 응답자들은 공통적으로 콘텐츠를 무한 새로고침하며 탐색하고, 신작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구매 옵션 관련해서도 여러 디바이스를 지원하는 월정액을 구매하며 VOD 구매보다는 구독을 통해 미디어 서비스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구매 비용에서는 1번 그룹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시청 시간이 20시간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그룹2는 미디어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지만 원하는 콘텐츠가 확고한 호불호 강한 유형이었습니다. 이들은 탐색 과정에서 감독, 장르, 출연 배우를 위주로 검색하며 대중적인 서비스 외에도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전용 채널과 같은 선호 장르의 OTT를 추가 구매하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시청시간이 가장 적고 지불 비용도 적었던 그룹3은 여러 서비스를 구독한 경험이 없으며 월정액 구독보다 단편을 대여하여 원하는 콘텐츠를 보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이렇게 정량적 데이터로 그룹을 나눈 후 인터뷰 내용들을 바탕으로 정성적 인사이트를 도출하여, 자신들의 목적이 명확히 나뉘는 퍼소나 ‘유민수(그룹1)’ , ’이희민(그룹2)’, ‘김정원(그룹3)’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퍼소나 방법론이 무엇인지, 또 어떤 과정을 통해 퍼소나를 구성하고 구체화하는지 간단히 소개해 드렸는데요. 물론 이렇게 공을 들여 만든 퍼소나일지라도 무조건 정답이다!라고 외치며 모든 곳에 활용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지속적인 가설들을 검증하며 퍼소나의 정확도를 진화시켜 나가야 하죠. 하지만 지속적으로 모바일tv 사용자들을 파악하고, 각 퍼소나가 경험할 미디어 서비스의 문제점을 진단하며 그들이 가장 원하는 완벽한 미디어 서비스는 무엇일지 고민하는 실무자들에게 이 세 명의 퍼소나들은 분명 지름길을 찾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퍼소나를 만드는 과정도,
만들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자를 분석하는 과정도,
수많은 시간과 끈기가 필요한 작업입니다.
화면을 설계하고 디자인을 하기도 전에 이렇게 수많은 시간들을 쏟는 것은
내가 만드는 서비스의 고객을 내가 가장 잘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고객을 찐팬으로 만들기 이전에 누구보다 그들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공감하는 일에서부터 UX는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LSR/UX 담당 내 디자이너들은 방대한 범위에서의 서비스들에
각자의 퍼소나를 위한 이야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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