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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비트 안드로이드 시대 언제 올까



스마트폰의 성능은 전적으로 AP라 불리는 'Applications Processor'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 AP에는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CPU도 AP를 구성하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CPU를 보면 쿼드 코어(Quad Core)는 기본이고 옥타 코어(Octa Core)까지 사용되고 있죠. 듀얼, 쿼드, 옥타 이런 것들은 모두 CPU의 수를 말합니다. 듀얼 코어면 CPU가 2개이고 쿼드는 4개, 옥타는 8개를 뜻하죠.


이렇게 CPU의 수가 많아질수록 성능도 그만큼 빨라지는데요. 한 번에 여러 가지 앱을 사용하는 '멀티태스킹' 작업이 기본인 스마트폰에서는 멀티 코어 CPU가 제대로 힘을 쓸 수 있답니다. CPU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동시에 더 많은 일을 속도 저하 없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출시되는 스마트폰 CPU의 기본적인 성능은 이미 앱 처리 능력에 있어 부족함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바로 연산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bit'입니다. 데스크톱에 사용하는 CPU는 이미 64bit가 보편적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는 아직 애플 일부 기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32bit 기반입니다.



CPU가 64bit로 바뀌면 좋아지는 것은 2가지입니다.



1. 메모리를 4GB 이상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최대 메모리(램) 용량은 3GB였습니다. 3GB에서 4GB로 올려도 제조 비용에서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은데 계속 3GB로 제한된 이유가 바로 CPU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메모리 용량을 늘리고 싶어도 제한 때문에 어쩔 수 없답니다>


32bit CPU에서는 메모리를 제어할 수 있는 최대 용량이 3.25GB입니다. 0.25GB를 위해 4GB를 장착하기에는 효율이 높지 못해 3GB로 제한한 것입니다. 하지만 CPU가 64bit라면 그 제한이 풀립니다. 그래서 64bit CPU를 사용하게 되면 그때부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본 메모리 용량은 4GB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2. 연산 속도가 빨라집니다.


CPU 내부에는 레지스터(register)라는 저장 공간이 있습니다. 이 공간의 역할은 명령어를 임시 보관하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앱을 실행하면 램으로 보내고 램에서 다시 레지스터로 보냅니다. 이때 레지스터가 32bit라면 한 번에 32bit 만큼 명령어를 저장해서 CPU가 계산하고 다시 32bit 만큼 데이터를 받아옵니다.


이것을 두고 32bit CPU라고 하는데요. 64bit CPU는 이 레지스터의 크기가 64bit로 32bit 두 배입니다.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크기가 두 배로 늘어나는 만큼 연산 속도가 빨라지는 거죠.


하지만 CPU 연산 속도는 레지스터의 크기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에 두 배만큼은 아니지만, 처리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2가지 개선점에서 아무래도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메모리 용량 제한입니다. 램이 많으면 앱을 실행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많은 앱을 실행해도 느려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64비트 안드로이드 환경은 언제쯤?



그렇다면 64bit 스마트폰 시대는 언제 열릴까? 애플은 이미 '아이폰5s'에서 64bit 시대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는 여전히 32bit입니다.



64bit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3가지가 필요합니다. CPU, 운영체제, 앱. 이 3가지 중 하나라도 없다면 64bit는 쓸 수 없습니다.



먼저 CPU를 보면, 가장 대중적인 AP 제조사인 퀄컴은 이미 64bit AP인 '스냅드래곤 808'과 스냅드래곤 810'을 발표했습니다.



<스냅드래곤 810>


두 AP는 '3 Band CA'를 지원하게 될 첫 번째 칩셋이지만, 첫 64bit CPU이기도 합니다. 스냅드래곤 808에는 2개의 Cortex A57과 4개의 A53 CPU가 장착되어 있고, 스냅드래곤 810에는 Cortex A57/A53이 4개씩 탑재되어 있으며 모두 64bit를 지원합니다.



국내에 3 Band CA 서비스를 위해 꼭 필요한 칩셋들인만큼 올해 말에는 이 AP를 탑재한 단말기가 출시될 예정입니다.



다음은 운영체제인데요. 운영체제도 이미 지난 '구글 I/O 2014'에서 발표한 '안드로이드 L'에서 지원합니다. 안드로이드 L은 킷캣의 다음 버전 운영체제입니다. 






이 운영체제에서는 기본적으로 64bit를 지원하며 성능과 배터리, UI/UX 등 많은 부분이 바뀝니다. 현재 테스트 버전이 공개됐고 구글의 레퍼런스 폰인 '넥서스 5'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L의 정식 버전 출시일은 올해 가을로 예상됩니다.


이제 운영체제도 준비가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앱인데요. 현재 사용 중인 안드로이드 앱은 모두 32bit로 제작됐습니다. 그래서 64bit 버전으로 바꾸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모든 개발자들이 따로 작업해야 하므로 정확하게 언제쯤 나올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으나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구글이 미리 안드로이드 L을 공개한 것도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앱에 대한 적응 시간을 주기 위함이니까요. 개발자들은 이 기간에 자신들이 만들었던 앱을 64bit로 변환하거나 안드로이드 L에 최적화시키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아마도 안드로이드 L이 정식으로 배포되기 시작할 때쯤이면, 유명한 앱들은 대부분 64bit로 바뀌어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볼 때 64비트 안드로이드는 올해 말 정도에 완벽한 환경을 구축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기존 단말기에서는 64bit를 사용할 수 없고 퀄컴 스냅드래곤 808이나 810이 탑재된 신규 단말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탑재된 CPU들은 모두 32bit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년에 출시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들은 모두 64bit가 될 것이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64bit 앱들이 나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