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0월 부산에서 2014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가 열립니다. 'ITU 전권회의'가 다소 생소 하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ITU는 국제연합(UN) 산하 정보통신을 담당하는 국제기구로, ITU 전권회의는 4년마다 열립니다.
회원국은 현재 193개국으로 이번 전권회의에는 193개국 장관과 글로벌 기업 인사 등 주요인사 3000여명이 부산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왜 ITU 전권회의가 중요할까요. 국제적인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회의이기 때문입니다. 통신·전파분야에서 주파수 할당과 기술 표준 등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1994년 일본에 26년 만에 두 번째로 한국에서 열립니다. 한국은 1950년 가입이 결정됐으나 한국 전쟁 발발로 1952년에서야 회원국이 됐습니다. 당시 한국은 전장으로 피폐했지만 60여년이 지난 지금은 선진국 수준으로 성장했고, 정보통신을 활용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IT 강국이 됐습니다.
이번 ITU 전권회의는 ICT 강국인 대한민국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입니다. 뛰어난 통신 인프라, 세계 최초 100% LTE, 광대역 LTE 등 이통3사들도 전세계의 국내의 이동통신 기술을 알릴 수 있습니다. 5세대(G) 통신 기술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입니다.
이와 더불어 이 행사는 한국이 다시금 ICT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가져가야할 중요한 시점에서 이뤄지는 행사입니다. 최근 민간 부문에서 발표하는 ICT 국제지수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외 전문가들도 네트워크, 하드웨어 의존성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화에 성공해야만 한국 ICT 산업의 미래가 있다는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세계 최초로 주파수묶음기술(CA)을 통해 LTE-A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며 LTE 기술을 선도했던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해외 이동통신사들에 기술 선도국 자리를 내줄 위기에 빠졌습니다.
지난 11월 영국 최대 이동통신사 EE는 런던 '테크시티'에서 300Mbps LTE-A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홍콩의 CSL과 쿠웨이트의 Zain도 300Mbps 서비스 제공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최대 300Mbps 속도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추가 주파수 확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직 정부에서 다음 주파수 할당계획을 발표하고 있지 않아 언제 구현이 가능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주파수 대역 3개를 가지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가장 빨리 300Mbps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년에서 열리는 ITU 전권회의가 이제 10개월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ICT 강국으로 나가가는데 너무나도 중요한 행사입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국회 예결위에서 이 행사의 예산을 절반으로 삭감하려고 한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어 마음이 아픕니다. 하루빨리 좋은 결과가 나와서 내년 2014년 ITU 전권회의를 통해 대한민국 LTE 기술을 세계에 널리 알렸으면 합니다.
뉴시스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