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보조금이 나쁜 건가요? 소비자들은 이득인데, 정부를 이해할 수 없네요."
LTE-A 스마트폰이 출시 된 이후 보조금 과잉 현상에 대한 기사를 쓰면 꼭 수십 개씩 달리는 댓글입니다. 100만 원짜리 삼성 갤럭시S4 LTE-A를 50만 원에 살 수 있는데 왜 방송통신위원회는 앞장서서 소비자가 싸게 사는 걸 막느냐는 말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한 번 바꿔서 생각해보세요. 예를 들어 내 친구는 신촌에서 스마트폰을 50만 원 주고 샀는데, 나는 종로에서 80만 원 주고 샀으면 화가 나지 않을까요?
작년 갤럭시S3가 출시 두 달 만에 17만 원으로 떨어지니 제 돈 주고 산 고객이 대리점을 찾아와 난동을 부렸다는 것도 괜한 말이 아닙니다. 수십 만 원 이상 차이 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니 정부 입장에선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이것이 바로 과잉 보조금을 처벌할 수 있는 '이용자 차별 금지 조항' 내용입니다.
또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보조금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거죠. 이동통신사 수익 악화의 주범입니다. 이러다 보니 통신 요금을 내리는 것이 어려워지죠. 이동통신사 간 서비스 경쟁도 막습니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보조금을 얼마나 더 주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보조금에만 집중하게 되죠.
방송통신위원회는 다음 주인 18일 이동통신 3사에게 과잉 보조금 제재를 내립니다. 영업 정지와 과징금 처벌을 내리는 거죠. 전례를 비춰보면 18일 이후 보조금 빙하기가 다시 오겠죠? 그래도 길어봤자 한 두 달입니다. 잊혀 질만 하면 반복되는 이 싸움을 종식시킬 방안이 빨리 마련돼야 합니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