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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무제한 ‘따라 하기’ 씁쓸


1월 25일 오전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3사 최초로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발표했다. LTE 속도대로 쓰려면 한 달에 9만 5000원이나 내야 하고, 일단 4월 30일까지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 경쟁사들은 "별거 아니다", "우리도 비슷한 게 있다"라고 깍아내렸다. 



하지만 당장 이날 저녁 KT가 거의 똑같은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발표하더니, 다음 날 SK텔레콤도 유사한 요금제를 내놓았다. 같은 날 오후 3시경까지 방송통신위원회에 관련 요금제를 상의한 적도 신고한 적도 없던 두 회사가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따라 하기' 한 것이다.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광고처럼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놀라운 요금제'다. 3세대(G) 이동통신에서는 월 5만 4000원 이상 가입자가 쓸 수 있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있어 무선 인터넷을 맘껏 썼지만 LTE에서는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LTE에선 월 5만 2000원에 2.5G(KT와 LG유플러스 기준, SKT는 2G)를 쓸 수 있어 데이터를 평균수준으로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LTE가 오히려 저렴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동영상 시청이 늘면서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LTE 데이터 무제한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혔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의 요금제 구성이 지나치게 유사해 '모방'이 다양한 요금경쟁을 가로막고 있다는 생각 역시 지우기 어렵다.



이데일리 산업부 김현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