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9일, 애플 CEO 팀 쿡은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에 대한 키노트를 끝낼 무렵, 한 장의 슬라이드를 보여줬습니다. 그 슬라이드에는 대단한 제품의 제품 이미지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아이폰6 가격을 절반으로 낮출 것이라는 꿈 같은 말도 없었습니다.
"One more thing..."
단지 한 문장이었으나 그 슬라이드가 보여짐으로써 행사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과 키노트를 실시간으로 보고 있던 전세계 많은 애플팬들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바로 베일에 싸여 있던 '아이워치(공식명 애플워치)'에 대한 소개가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했기 때문입니다. 애플워치는 애플이 만들면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줬던 스마트워치입니다. 그리고 팀 쿡은 키노트 진행 중에도 계속, "애플워치는 디지털기기가 아닌 시계"라는 뉘앙스의 내용을 말했습니다. 덕분에 이날 스위스 시계 관련 주가는 폭락을 하는 웃지 못할 사태도 있었습니다.
이보다 한 발 앞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4'에서도 거의 비슷한 시각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한 종류씩의 스마트워치를 발표했습니다. 두 회사는 구글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G 워치'와 '기어 라이브'를 사이 좋게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는 서로의 사활을 걸고 전혀 다른 컨셉의 신제품을 선 보였습니다. 게다가 모토로라에서도 이미 발표했었던 '모토 360'까지 겹치면서 스마트워치 전쟁은 또 다시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앞으로 출시 예정인 스마트워치 비교를 해보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모토로라 모토 360
이제는 한 물 갔다고 평가 받고 있는 핸드폰 제조사인 '모토로라'가 구글에 인수된 후, 이렇다 할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과 애플에 밀리고 이제는 중국 제조사마저 따라잡기 힘든 상황까지 몰린 탓인지 스마트폰이 아닌 스마트워치를 발표했었는데요.
이미 갤럭시 기어 시리즈로 같은 시장에서 한 발 앞서가든 삼성전자도 조금은 놀랄만한 디자인의 제품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모토 360)
바로 원형 디자인의 '모토 360'입니다. 보통, 아날로그 손목시계는 원형이 기본이므로 스마트워치에서 원형 디자인을 사용한다는 것은 크게 놀랄만한 것이 아닐 수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스마트워치는 디지털 기기입니다. 그리고 모든 화면은 LCD 또는 LED에 표시되는데, 이 부분이 전부 사각형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원 안에 사각형을 집어 넣는 것과 똑같아서, 사각형 바깥 부분과 원 사이 부분은 사용할 수 없는 여백이 되기 때문에 실제 가용 화면은 작아지게 됩니다. 그런데 모로토라는 이런 여백을 없애고 거의 100% 다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기에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모토 360의 개발은 오래 전에 되었기에 스펙은 안드로이드 웨어에 맞춘 듯한 정도입니다.
모토 360 스펙
모바일 AP : Ti Omap 3
해상도 : 320 x 290
화면크기 : 1.56인치
램 : 512MB
저장공간 : 4GB
커버 글래스 : 고릴라 글래스 3
배터리 : 320mAh (무선 충전 지원)
무게 : 49g (가죽 밴드 제품 기준)
운영체제 : 안드로이드 웨어
제품 호환 : 안드로이드 4.3 이상 스마트폰
방진/방수 : IP67
가격 : $249.99
디자인이 원형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기어 라이브나 G 워치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원형 디자인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며, 가격도 $250 정도로 저렴한 수준입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너무 늦게 출시했다는 것인데요. 만약 모토 360이 발표와 함께 출시됐다면 큰 인기를 얻었을텐데 아쉽게도 그럴 기회를 놓쳤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다음에 소개할 제품 때문입니다.
LG전자 G 워치 R
IFA 2014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제품이 바로 'G 워치 R'입니다. G 워치 R은 먼저 출시된 G 워치의 후속버전이지만, 생김새만 보면 전혀 다른 제품처럼 보일 정도로 많은 변신을 했습니다.
(G 워치 R)
제품 이름에서 알 수 있듯 'G 워치 R'의 'R'은 'Round'를 의미합니다. 이 제품도 원형 디자인을 채택했고 티져 이미지가 워낙 강렬해서 해외 IT 매체에서도 좋게 평가 받고 있는 제품입니다.
그러나 기능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이 없는데요. 스펙에서도 플라스틱 OLED를 사용한 것을 제외하면, 평범합니다.
G 워치 R 스펙
모바일 AP : 퀄컴 스냅드래곤 400 (CPU - 1.2GHz)
디스플레이 : 플라스틱 OLED (320 x 320)
화면크기 : 1.3인치
램 : 512MB
저장공간 : 4GB
배터리 : 410mAh
운영체제 : 안드로이드 웨어
제품호환 : 안드로이드 4.3 이상 스마트폰
방진/방수 : IP67
가격 : $350 예상
디자인과 스펙으로 볼 때 G 워치 R은 스마트폰의 액세서리인 스마트워치보다는 '시계'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가격이 $350 정도로 예상되고 있고 한국에서 출시했을 때도 35만 ~ 40만 원 정도로 예상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LG전자 G 워치 R 출시는 10월 중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 기어 S
삼성전자는 '기어' 시리즈로 이미 스마트워치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갤럭시 기어'에 이어 '기어 핏, '기어 라이브', '기어2' 등 몇 종류의 제품을 이미 출시했는데요.
(기어 S)
디자인으로 볼 때도 기존 제품처럼 정사각형이 아닌 직사각형으로 바뀌었고 커브드 글래스를 채택해 곡면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화면 크기도 2인치로 가장 크며 해상도도 360 x 480이나 됩니다.
기어 S 스펙
CPU : 듀얼코어 1.0GHz
해상도 : 360 x 480
디스플레이 : 슈퍼 아몰레드 2인치
램 : 512MB
네트워크 : 2G/3G, 블루투스, 와이파이
배터리 : 300mAh (무선 충전 가능)
운영체제 : 타이젠
제품 호환 : 삼성 스마트폰과 호환 예상
방진/방수 : IP67
가격 : 미정
3G 기반 네트워크를 지원하므로 스마트폰이 가까이 없더라도 전화나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대가 됩니다. 게다가 블루투스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기어 S로 통화를 할 때 팔을 들고 어색한 자세로 통화할 필요 없이 블루투스 헤드셋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애플 애플워치
마지막으로 공개된 애플워치는 오랜 시간 기다린 만큼 가장 기대가 됐던 스마트워치입니다. 오래 기다린 만큼 디자인에 대해서는 애플의 감각이 살아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다양한 컨셉 이미지들이 등장했었답니다.
(애플 애플워치)
하지만 공개된 애플워치는 애플이 만든 '시계'라는 점으로 호불호가 나뉘고 있습니다. 제품의 디자인에서도 애플워치의 기능적인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으며, 본체보다는 오히려 '시곗줄'과 '재질'에 더 중점을 두고 설명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애플워치는 3가지 버전으로 출시되는데, 스펙의 차이가 아닌 케이스에 따라 달라지고 가격도 최소 $349부터 최고가 제품은 $1,00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스마트워치가 아닌 진짜 '시계'처럼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애플워치는 엄연한 스마트워치이니 기능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겠죠? 스펙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고 내부에는 'S1'이라는 싱글 칩 하나만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는 'A'시리즈 칩이 사용됩니다)
애플워치의 UI는 무조건 터치스크린만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기존 아날로그 시게에서 사용하는 '용두'를 이용해 다양한 제어를 할 수 있는데요. 이것을 이용하면 더 이상 작은 화면을 확대하려고 좁은 시계 화면 위에서 손가락 두 개를 움직일 필요가 없게 됩니다.
그리고 마이크와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어 아이폰을 이용하지 않아도 직접 통화가 가능하고 블루투스 헤드셋과 애플워치를 연결해 이것으로 통화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워치는 내년에 출시 예정이므로 올해는 보기 힘들 것입니다.
이 외에도 많은 IT 업체에서 스마트워치 출시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스위스 명품 시계 업체마저 스마트워치 출시를 발표했습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테그호이어'이고 시계의 명가 '스와치'에서도 스마트워치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답니다. 특히 테그호이어는 애플워치까지 언급하면서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손목 위의 전쟁'이라 불리는 스마트워치들이 본격적으로 경쟁을 펼치게 되는데요. 과연 스마트워치는 '시계'일까요? 아니면 'IT 기기'일까요? 이 판단이 스마트워치 비교 기준이 되어 구매를 할 때 어떤 제품을 선택하게 될 것인지 결정하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이상으로 유플러스 공식블로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