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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선택 요금제에 거는 기대

 

월 말이 다가오면 항상 음성 통화가 모자란다. 실내서는 유선 전화를 쓰고 간단한 용건은 문자 메시지로 처리해보려고 하지만 기본 제공량을 넘기지 않는 달이 없다. 기자라는 직업적 특성상 통화를 많이 쓰니 그렇다고 위안해도 매달 날아오는 고지서에 표시된 음성 추가 요금이 얄밉다.

 

그렇다고 한 단계 높은 요금제로 갈아 타자니 부담된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남아도는 문제 메시지와 데이터도 아깝다. 기자는 웹 서핑, 모바일 메신저를 주로 쓰고 가끔 게임이나 음악,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한다. 한 달에 사용하는 LTE 데이터 평균량은 약 3GB 정도다. 지금도 2GB 정도가 남는데 한 단계 요금제를 높이면 5GB 정도를 그냥 버리는 셈이 된다.

 

조만간 이와 유사한 LTE 이용자들의 고민이 해결될 전망이다. 이르면 5월 중으로 음성과 데이터 제공량을 내 마음대로 늘리고 줄이는 'LTE 선택형 요금제'가 나온다. 자신의 이용패턴에 알맞은 요금제를 직접 설계해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14일 가계 통신비 부담 정책의 일환으로 LTE 선택형 요금제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르면 5월 중으로 SK텔레콤이 해당 요금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후 KT와 LG유플러스 등이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그동안 LTE 선택 요금제에 대한 이용자들의 요구는 꾸준히 존재했다. 대부분의 가입자들이 기본 제공량을 다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용 패턴에 따른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월 정액 6만 2천 원을 사용하는 가입자는기본 제공량 중 음성 통화는 68%, 문자 메시지 28.6%, 데이터는 56.7%만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동통신사들은 수익성 등을 이유로 3G에서만 선택형 요금제를 서비스해왔다. 지난해 10월 (구)방송통신위원회가 LTE 선택 요금제 출시를 권고키도 했지만, 실제 도입을 차일피일 미뤄졌다.

 

LTE 선택 요금제 출시 소식은 이런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반갑다. LTE 서비스가 시작된 지 약 2년 만으로, 다소 시기는 늦었지만 기대가 된다. 이미 머릿 속에서는 데이터는 얼마만큼 줄이고, 음성 통화량은 얼마만큼 늘릴까 벌써부터 설레며 요금제 구성에 들어갔다. 통신 서비스 이용 패턴에 따라 어느 정도 수준으로 요금을 줄일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다만 해당 요금제 도입은 소비자가 실질적인 혜택을 받는 것이 전제다. 대표적으로 지양돼야 할 것이 기존 정액 요금제보다 할인 혜택을 줄이는 행위다. 실제로 3G 선택형 요금제는 당초 취지와 달리 정액 요금제보다 낮은 할인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LTE 선택형 요금제에서는 이 같은 일이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

 

지디넷 코리아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