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이동통신 보급 시절에는 휴대폰이 잘 '터지는가'가 가장 중요했다. 통신사들은 전국망을 구축하면서 유례없는 커버리지 전쟁을 벌였고, 때문에 '걸면 걸리는' 휴대폰, '짜장면 시키신 분' 찾는 배달원 등 다양한 커버리지 마케팅이 등장했다.
이때'황금주파수'800MHz였다. 저 주파수는 대역 특성상 통신 신호가 먼 곳까지 도달했다. 즉, 800MHz 주파수를 확보한 통신사는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기지국을 설치해도 통화 성공률이 높게 나오는 유리함이 있는 것이다.
2010년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황금주파수의 위치는 급격히 바뀌였다. 음성통화는 사실 트래픽이 극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통신망에 항상 여유가 있었지만 스마트폰 보급 이후 이동통신망을 무선인터넷 통로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막대한 용량의 데이터가 통신망으로 흘러들었다. 이른바 데이터 트래픽 '폭발' 현상이 시작된 것이다.
통신사들은 치열한 주파수 확보 전쟁을 벌였다. 특히 전세계 통신망이 WCDMA 기술로 동일화되면서, 2.1GHz라는 동일 대역이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사용되자 2.1GHz 확보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이 대역을 독점하다시피 한 통신사는 넉넉한 주파수 대역을 무기로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시작했고 무선 인터넷 시대는 본격적으로 개화기를 맞았다.
그러다 불과 2년 여만에 LTE 시대가 막을 올렸다. 버벅대고 끊기는 3G 무선인터넷에 짜증이 나던 이용자들은 초고속 인터넷 속도에 광대역폭을 자랑해 용량이 큰 동영상도 너끈히 구동하는 LTE에 열광했다. 상용화 1년여만에 1천만 LTE시대가 되면서 주파수는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됐다. 광역대 통신을 하는 LTE의 특성상 최소 단방향 20MHz, 양방향 40MHz 폭의 주파수를 확보해야 150Mbps 속도의 LTE 본래 속도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주파수는 여러 용도로 점유돼 있어 광대역 확보가 쉽지 않다. 전세계 통신사업자들도 조각난 주파수를 어떻게 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도 이를 감안해 어떻게 해서든 통신사들이 공평한 경쟁을 하면서도 광대역 LTE 통신을 할 수 있도록 주파수를 배분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휩싸여 있다. 새 정부의 제 1과제로 주파수 할당이 꼽힌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뉴스24 강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