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회사들이 상반기로 예정된 LTE 주파수 경매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가지려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투자비가 많게는 10배가량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제공 중인 주파수 대역과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서도, 경쟁사에 유리한 경매 규칙이 만들어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모두 1.8GHz 주파수를 갖고 싶어한다. 1.8GHz는 세계 42개 사업자가 LTE를 제공 중인 핵심대역으로 글로벌 단말기 수급은 물론 보유 중인 주파수와의 시너지에서도 유리하다.
회사별로 주장하는 바는 다르다. LG유플러스는 KT에 1.8GHz를 주면 네트워크 투자비가 2~3000억 원이면 되지만 자사는 2.7조에서 3조까지 든다고 우려했고, SK텔레콤 역시 같은 광대역 서비스를 하는데 KT의 투자비가 훨씬 적게 든다고 비판했다.
반면 KT는 1.8GHz의 효과를 살리려면 인접 대역에서 서비스 중인 KT에 주는 게 합리적이며, 경쟁사들 역시 다른 방법으로 광대역 투자에 나설 것이니 전체적으로 국내 LTE 속도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여기에 소비자들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더 빠른 LTE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정책대안은 없는 걸까.
정부는 사업자별 유불리보다는 LTE 속도 개선과 관련 산업 활성화, 소비자의 이동통신사 선택권 보장, LTE 단말기 가격 인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부터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LTE 접속속도를 높이려면 인접 대역을 가진 KT에 주는 게 가장 유리하다. 하지만, 경쟁사가 같은 속도로 서비스하려면 투자비는 더 많이 들지만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는 만큼 다른 통신사로 옮겨가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정부는 LTE 주파수 경매 안을 밀어붙일게 아니라, 먼저 학계 등이 참여하는 연구기관을 통해 투자비와 경쟁 효과 등을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한다.
이데일리 산업부 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