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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스마트TV·구글TV·케이블TV… 똑똑한 TV들, 똑똑하게 따져봅시다


[TV로 애니팡도 가능해진다… 구글 가세 TV 전쟁 시작]

IPTV - 케이블 TV사업자들이 제공, 자유로운 인터넷 활용 힘들어

스마트 IPTV - LG유플러스, 구글TV 탑재

유튜브 등 스마트폰처럼 이용, 사용료 저렴… 볼거리는 부족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전화의 정의를 바꾼 '스마트 열풍'이 TV로 옮아붙었다.


통신업체, 인터넷업체, 제조업체가 한꺼번에 '스마트 시대'의 '스마트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기 위해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TV를 살 때 단순히 TV로 방송만 볼 것인지, 아니면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지 고민한다. 여기에 구글까지 국내 시장에 뛰어들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은 더욱 복잡해졌다.


◇스마트 IPTV 서비스, 인터넷 활용 좋지만 콘텐츠는 아직


2~3년 전부터 등장하고 최근 빨라진 TV 서비스의 흐름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TV를 스마트폰처럼 쓰자'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 등 PC에서 수행하던 모든 작업을 스마트폰이 대체하듯이, TV 역시 인터넷을 연결해 프로그램을 내려받고 검색을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른바 '스마트 TV 서비스'이다. 이를 위해 소비자는 두 가지를 크게 결정해야 한다. 먼저 내가 얼마나 인터넷 기능을 쓸 것인지, 별도 기기를 구매할 것인지 여부다.


가장 초보적인 형태는 기존의 통신사업자들이나 케이블 TV사업자들이 제공하는 IPTV(인터넷 TV) 서비스다. IPTV 가입자는 월 1만~2만원의 요금을 내고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셋톱박스를 TV에 연결하면(설치비 별도) 인터넷망을 통해 통신 사업자가 제공하는 방송채널과 VOD(주문형 영상콘텐츠)·게임 등 부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해당 사업자들이 모든 서비스와 콘텐츠를 통제하는 '폐쇄형'모델이다. 스마트폰의 활용 방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 사용자는 해당 사업자에게 등록되지 않은 콘텐츠나 프로그램을 쓸 수 없어 인터넷 활용에 제한을 받는다.


16일 LG유플러스와 구글이 함께 내놓은 'U+ TV G'는 이러한 약점을 보완한 서비스다. '스마트 IPTV 서비스'라고 부를 만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 IPTV와 마찬가지로 통신업자가 제공하는 셋톱박스를 TV에 연결하면 'U+ TV G' 서비스를 쓸 수 있다. IPTV와 원리가 같지만, 셋톱박스에 구글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글 TV'를 탑재했다는 게 차이다.


따라서 IPTV의 거의 모든 콘텐츠·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구글의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인터넷 기능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스마트폰에서 인기를 끄는 '애니팡' 같은 게임도 개발업체가 변환 작업만 끝내면 사용자가 내려받아 TV에서 즐길 수 있다. TV 화면에 뜬 검색창에서 '싸이'를 입력하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앱장터(앱스토어)구글플레이, 뉴스, 인터넷 문서 검색결과가 한 번에 정리되어 보인다. TV에 나오는 방송 화면을 4대까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서 함께 볼 수도 있다. 월 정액 9900원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U+ TV G가 시장에 쉽게 안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무엇보다 TV 서비스의 핵심인 '볼거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U+ TV G에서 감상 가능한 채널은 119개, VOD 콘텐츠는 약 5만건이다. 이는 경쟁업체(채널 약 160개, VOD 약 13만건)가 제공하는 채널이나 VOD 콘텐츠의 수에 못 미친다.


아직 TV용 서비스를 스마트폰처럼 다양하게 쓰는 사용자가 적다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집계한 TV용 앱 다운로드 순위를 보면 스마트 TV 사용자는 대부분 영상 콘텐츠를 감상하기 위해 앱을 내려받아 TV에서 활용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게임·음악·업무 등 다양한 용도로 앱을 내려받아 활용하는 것과 스마트 TV 사용자들의 앱다운로드 추이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TV용 서비스 간 경계 허물어져


소비자 입장에서 셋톱박스 설치가 불편하면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스마트 TV를 사들이는 방법도 있다. 물론 스마트 TV의 가격은 보통 100만~200만원이다. 기존 TV를 바꿀 때가 돼 새로 TV를 구매해야 하는 사용자 입장에서 고려할만한 선택이다. 그러나 아직 스마트 TV에 인터넷을 연결하는 것만으로 TV 서비스를 충분히 즐기기에는 시기상조다. 방송사나 콘텐츠 판권을 확보한 통신업체들이 삼성전자·LG전자의 스마트 TV 플랫폼에 실시간 방송 등 주요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PC를 켰는데 즐기거나 업무를 할 주요 프로그램이 없는 것과도 같다.


따라서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 TV 사용자는 IPTV나 디지털케이블 TV 서비스에 가입해 제조업체가 제공하는 스마트 TV 서비스와 병행한다. 즉 주요 영상 콘텐츠는 IPTV나 디지털케이블 TV를 통해 보고, 제조업체의 스마트 TV 플랫폼에서는 앱을 내려받아 활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 TV 사용자들은 일반 TV 서비스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삼성이 3D(입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3D 익스플로러 앱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간 세계적으로 내려받은 횟수가 2000만건에 달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IPTV, 스마트 IPTV, 스마트 TV 서비스가 나뉘는 구도는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기는 하지만, 업체들끼리 상호 제휴를 통해 벽을 허물려는 시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버라이즌 등 해외 통신업체들은 자사의 IPTV 서비스를 제조업체와 제휴해 앱을 통해 스마트 TV에서 서비스하는 사업을 벌인다. 국내에서도 사업자 간 논의가 이뤄지는 중이다. 이원진 구글 부사장은 "이제 (구글과 타 업체와의 제휴는) 시작 단계이며, 앞으로 다른 사업자들과 제휴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