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Not?' 호기심, 곧 자부심이 되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EV충전사업단은 유플러스 내에서도 기대받는 신설 조직이다. 통신을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향하는 유플러스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은 미래의 편리함과 지구의 환경을 위한 희망찬 발걸음이기도 하다. 그리고 새로운 사업에는 희망과 함께 우려도 따라오는 법이다. 그래서 유플러스에서는 그동안 무수히 많은 신사업을 이끌어왔던 현준용 부사장을 EV충전사업단의 리더로 결정했다. 30년이라는 긴 업력을 사전에 듣고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그에게는 그저 신사업을 시작하는 호기심이 충만했고, 그의 눈빛은 새로움을 발견한 청년의 그것과 가까웠다. 이번 리더화보에서는 현준용 부사장이 뿜어내는 젊은 호기심에 관해 탐구해 보았다.
"전기차 충전사업? 저는 너무 재밌겠다! 싶었어요."
현준용 부사장은 외부 서비스 제휴를 담당해오며 최초와 혁신의 기록을 써 내려왔다. 지금은 누구나 사용하는 모바일 뱅킹 서비스도 20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는 없었던 서비스였다. 2003년 LG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던 모바일뱅킹서비스 ‘뱅크온’의 출범도 현준용 부사장을 주축으로 일구어낸 임팩트였다. 기존 무선인터넷 뱅킹이 지녔던 7~16단계에 이르는 고객 여정을 3~4단계로 대폭 줄이고, 소요시간을 1분 정도로 단축하는 등 뱅크온은 당시로서 획기적인 서비스였다. 그 결과 1년 만에 100만 명 이상의 가입자 유치, LG텔레콤 가입자 600만 달성에 크게 기여하는 성과를 이루었지만 그때 그가 성취한 것은 단순히 서비스의 성공이 아니었다. 세상을 편리하게 했다는 자부심을 성취했다. '뱅킹이 편리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세상은 어떻게 가능해질까?' 라는 호기심의 씨앗이 만개해서 꽃을 피운 것이었다.
그리고 이 호기심의 씨앗은 꽃을 피우고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피어났다. 회사가 "새로운 사업, 이거 누구한테 맡기지?" 라고 인재를 물색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현준용 부사장이었다. 뱅크온 출범 이후로 20년 동안 이어진 일이었다. 계속되는 새로운 사업에 지칠 법도 하지만, 현준용 부사장의 호기심은 더욱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전기차 충전사업을 한 번 해보지 않겠어?" 라는 권유에 '너무 재밌겠다!' 싶었다는 현준용 부사장. 전략적인 제휴로 새로운 시너지를 구축해 온 그가 이번에는 카카오모빌리티와의 합작법인 설립 추진이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안주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는 30년 차의 마인드,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잘못된 결정이라도, 빨리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부사장인 동시에 30년 차 회사원. 그는 지금도 자신의 일을 통해서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 싶은 흥분에 사로잡히곤 한다. 전기차 충전사업을 맡은 것도 그런 흥분의 맥락이었다. “전기차를 타면 연료비와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으니 사용자에게 이득이고, 내연기관 차량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으니 환경과 미래 세대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죠. 사업이 잘 될수록 조직에게도 좋지만,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좋게 만드는 일이라는 점에서 늘 자부심을 가지고 임합니다.”
물론 기대하고 준비하는 만큼 결과나 속도가 따라주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사업 흥행 전문가 현준용 부사장의 마인드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결정을 빨리 하자'였다. 마치 오답노트가 오답을 전시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답에 가까워지기 위한 과정인 것처럼 말이다. "이게 맞을까 저게 맞을까 고민하는 일은 다른 회사에서도 누구나 한다고 생각해요. 성공의 확률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보고요. 그래서 저는 잘못된 결정이라도 빨리 결정하고 실패해서 성공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게 훨씬 성공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고객처럼 살면서 페인 포인트를 이해하려고 해요."
국내 전기차 시장은 차량 수와 시장 규모 등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기는 차량 보급 대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고, 수리 및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서비스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편이다. 그래서 유플러스가 출시한 서비스가 바로 전기차 충전 통합 플랫폼 '볼트업'이다.
"볼트업은 유플러스가 이동통신사로서 갖추고 있는 전국 인프라 운용 능력과 IoT 기술력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죠. 전기차 충전 때문에 애를 먹는 분들을 만족시켜 갈 예정이에요. 가까운 충전소 검색, 충전기 사용 예약, 충전 후 결제와 포인트 적립까지 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죠."
볼트업을 만드는 EV충전사업단 앞으로 제공된 전기차는 6대. 전기차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적극적으로 공감하기 위해, 직원들이 서로 돌아가면서 전기차 라이프를 경험하고 있다. 회사 주차장 내에 충전시설이 있지만, 현준용 부사장을 필두로 회사 내 전기차 충전기 이용은 최대한 삼가고 있다. 전기차 이용 고객의 라이프에서 어느 시점에 충전이 필요한지, 어느 공간에서 충전이 불편한지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노력으로 볼트업을 통해 출시된 서비스가 전기차 충전기 설치 신청 서비스, 충전기 관련 24시간 고객 센터 운영이다. U+ 멤버십 회원 고객에게는 전기차 충전 요금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하반기에는 카카오모빌리티와의 합작 법인을 통하여 양사의 전기차 충전 사업 역량과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새로운 고객 가치의 발굴, 호기심이 자부심으로 바뀌는 지점이죠."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주로 하는 조언이 있냐는 물음에, 현준용 부사장은 "저는 다른 말보다는, '호기심을 가져달라'고 말해요."라고 답했다. 호기심이야말로 그가 30년 동안 새로운 사업을 지속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그게 뭘까?'라는 하나의 물음표가 아니라, 호기심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물음표의 릴레이 말이다.
"저는 검색을 절대 하나만 하지 않아요. 전체 백그라운드를 이해하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이런 걸 생각해 보는 편이죠. 그 과정이 재밌어요."
뱅크온 출범도 그렇고, 그동안 네이버, 카카오, 넷플릭스, 디즈니+ 등 파트너십 업무를 많이 담당했던 현준용 부사장. “우수한 사업자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업의 성패는 고객이 얼마나 이전과 확실히 다른 가치를 느끼고 체감하느냐에 달렸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일상을 바꾸는 혁신이 결국 새로운 고객 가치로 이어지는 일. 한 사람의 꾸준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변화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 그처럼 호기심도 자부심이 되는 것이리라.
[한걸음 더, 리더가 답하다]
+1. EV충전사업단의 주요 사업을 조금 더 상세하게 설명해 줄 수 있나요?
EV충전사업단은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변환되는 대세에 따라 급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충전 시장에 도전하는 사업단입니다. 올해 초 ‘볼트업’ 출시를 통해 시장에 진출하였고 LG헬로비전의 전기차 충전 사업을 양수하면서 사업 토대를 마련했죠. 이제 LG유플러스의 통신 인프라 구축/운영 경험을 통해 축적한 역량과 고객 중심으로 일 잘하는 조직문화를 더하여 승부를 보고자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원할 때 바로,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는 고객 경험 제공과 함께 안전, 개인화 등 기존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1등 사업자가 되는 것입니다.
+2. '볼트업' 출시 배경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국내 전기차 시장은 차량 수와 시장 규모 등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전기차 충전소는 턱없이 부족하죠. 무엇보다 기존 사업자들이 설치 후 운영 관리(AS)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 많은 고객분들이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이 Pain Point를 유플러스가 해결할 수 있고, 편리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축적해 온 통신업, 고객 경험 설계 및 플랫폼 기술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우리에게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 판단하였습니다. LG전자, LG CNS, LG엔솔 등 LG그룹 내 자매사와의 시너지는 물론, 카카오모빌리티라는 모빌리티 플랫폼 일등 사업자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함께 사업을 추진하게 된 점도 성공을 확신하게 하는 다른 사업자와의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3. 리더가 되면서 새롭게 시작한 습관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일종의 얼리어답터라고 할까요. 정보에 민감한 게 일종의 습관입니다. 신기술, 신상품이 나오면 꼭 경험해 보고, 최신 테크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하죠. 제가 맡았던 신사업 조직들은 고객에게 사랑받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늘 혁신을 멈추지 않는 조직이거든요.
세상 어디라도 우리보다 이 사업에 대한 고민을 먼저 했거나, 현재 가장 잘하고 있는 사업자가 있다면 철저히 공부하고 벤치마킹합니다. 특히, 맥락에 대한 이해와 핵심 역량을 어떻게 확보하였는지, 그들의 전략을 우리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합니다.
호기심을 자부심으로 바꾸며 살아온 현준용 부사장. 그에게 리더십에 대한 생각도 물어보았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다름 아닌 '실력과 애정'이었다. "실력은 내가 리더로서 앞장서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고, 애정은 '너는 정말 중요한 사람'이라고 표현해 주는 모습이죠."라는 말에 나의 생각은 그의 생각으로 충전되었다.
앞장서고, 표현하기. 아마도 이 면모는 조직의 크기나 문화에 상관없이 회사에서든 가정에서든 남자든 여자든 모든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 아닐까. 무엇보다 앞장서는 일도 표현하는 일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면, 리더의 자격은 조직 내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에게 있을 것이다.
- WHY NOT? LG유플러스 리더 인터뷰 회사원 출신 작가 태재가 만난 LG유플러스의 임원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LG유플러스 리더에게 또박또박 묻고 들은 말을 매월 1회 연재합니다. - 태재 작가 작가. 평소에 에세이를 쓰고 이따금 시를 쓰기도 합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며 어느덧 수강생이 1,000명을 넘었습니다. 인터뷰 팟캐스트 '스몰포켓'을 2016년부터 진행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