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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광고 없는 '유튜브 프리미엄'에 숨은 영리한 계산


스마트폰 이용자 치고 무료할 때, 쉬는 시간에 유튜브를 즐기지 않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성가시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동영상 시작 전, 혹은 동영상 중간 중간 끼어드는 광고입니다. 동영상의 흐름을 끊는 광고를 반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유튜브 시청을 방해하는 광고를 피할 방법은 없을까. 물론 있습니다. 매달 8,690원을 내면 모든 채널에서 광고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여러 혜택을 주는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면 됩니다. LG유플러스 가입자라면 누구나 3개월간 이 서비스를 무료로 쓸 수 있습니다.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로 광고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한 벤처기업가가 쏘아 올린 18초짜리 동영상 


13년 전인 2005년 4월 23일, 이베이의 자회사인 페이팔을 뛰쳐나온 자웨드 카림은 조그마한 동영상 웹사이트를 만들고는 '나 동물원에 왔다'(Me at the zoo)라는 제목으로 18초짜리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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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당시만 해도 작은 벤처기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 이름을 본딴 서비스가 정식 서비스 된지 불과 10개월이 지난 2006년 10월, 구글은 이 서비스를 16억 5천만 달러(한화 약 2조 2천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웹사이트의 이름은 오늘날 전세계 동영상 웹사이트의 대명사가 된 '유튜브'입니다. 그리고 13년 전 자웨드 카림이 올린 18초짜리 동영상은 유튜브의 기원을 찾는 네티즌의 '성지순례' 목적지가 된지 오래입니다. 2018년 9월 중순 현재, 이 동영상의 조회수는 무려 5,480만 회가 넘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적어도 한 번쯤은 모두 보고 지나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최초의 동영상. ‘나 동물원에 왔다’>


장래 희망이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시대


2010년 이후 출생한 모든 이들은 유튜브의 세례를 피해가기 어려워졌습니다. 유튜브로 동요를 익히고, 동화를 보고, 뮤직비디오를 보고, 댓글을 달고 자라난 유튜브 세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몇 년 전 거세게 불었던 파워블로거 열풍이 이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옮겨갔습니다. 초등학생의 선호 직업 톱5 안에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들어가는 것이 더 이상 낯선 시대가 아닙니다.


이런 유튜브 세대, 특히 13세에서 20세 사이 청소년들이 유튜브에 보내는 신뢰는 절대적입니다. 화장법을 소개하는 뷰티 크리에이터의 5분짜리 영상에 스쳐 지나가는 화장품의 매출이 훌쩍 뛰어 오르는 것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닙니다.


2017년 미국 광고 전문지 '애드위크'와 '디파이미디어'가 청소년 1,4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제품 구입시 유명 연예인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설명을 더 선호한다고 답한 사람은 무려 48%나 됐습니다.

 

<유튜브 시청자들은 크리에이터를 더 신뢰한다. (출처 : 대학내일20대연구소)>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 9월 초, 최근 1개월 내 유튜브 채널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전국 15~34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 조사에서 '유튜버가 협찬임을 밝히고 제품·브랜드를 이용·설명하는 광고'에 대해 38.2%가 수용 의지를 보였습니다. ‘연예인보다 유튜버가 알려주는 상품 정보를 믿겠다’고 답한 사람도 73.4%나 됩니다.


최근에는 노년층까지 유튜브 시청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일부 노년층이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유튜브 채널에 몰두하며 가정 불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올 지경입니다. 적어도 유튜브가 폭 넓은 연령층에서 인기와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5초 광고에 호의적인 유튜브 시청자들


이렇게 유튜브가 성장하면서 불거지는 문제는 다름아닌 광고입니다. PC에서 유튜브를 시청할 때 나타나는 광고는 간단히 닫아버릴 수 있는 팝업 형식 광고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넘길 수 있는 동영상 형식 광고 두 가지입니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오직 동영상 형식 광고만 존재합니다.


유튜브 시청자들은 영상 시작 전 끼어드는 5초짜리 광고에 비교적 호의적입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에서도 응답자 10명 중 9명(92.2%)이 유튜브 영상 광고를 수용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영상 시작 전 5초 브랜드 광고'에 동의하는 비율은 81.2%로 수용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유튜브 시청자들은 정확히 5초가 지나면 광고를 스킵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동영상을 올리는 크리에이터도 먹고 살아야 하며 유튜브 역시 글로벌하게 굴리는 서버 비용과 회선 비용을 벌어야 합니다. 이미 각종 외신을 통해 공중파 TV의 그것처럼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광고가 등장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이는 영화 시작 전 10분 이상 강제 시청을 유도하는 광고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유튜브는 영악하고 영리합니다.


1분에 400시간짜리 동영상이 올라오는 ‘레드오션’


사실 이미 대부분의 유튜브 동영상은 충분히 상업적입니다. 온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기 위해, 혹은 자신의 결과물을 공유하기 위해 동영상을 올리는 사람들을 찾아 보기 드뭅니다.

자극적인 영상과 절제되지 않은 언어로 말초신경을 자극하거나,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뒷전인 채 노골적인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들도 부지기수입니다. 매년 열리는 국정감사에서도 유튜브 동영상의 유해성이 곧잘 도마 위에 오릅니다.


유튜브는 이미 1분마다 400시간이 넘는 동영상이 올라온다는 새빨간 레드오션입니다. 하루 내내 유튜브만 틀어 놓고 있어도 4분만 지나면 하루 내내 다 못 볼만큼의 동영상이 올라옵니다. 80평생 유튜브만 봐도 모든 동영상을 보는 것은 이미 불가능해진 지 오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 남기 위한 방법은 단 한 가지입니다. 바로 튀어야 한다는 것. 눈쌀이 절로 찌푸려지는 거친 동영상 역시, 레드오션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일지도 모릅니다.


“광고를 피하려면 돈을 내시오”


유튜브는 다른 의미에서 영악하기도 합니다. 매달 8,690원을 내면 모든 채널에서 광고가 사라지는 유료 상품인 유튜브 프리미엄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는 순간 유튜브 시청 경험은 판이하게 달라집니다. 우선 광고가 사라짐은 물론 유튜브가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와이파이 환경에서 미리 보고 싶은 영상을 다운로드해 출퇴근길은 물론 기내에서도 데이터 걱정 없이 여러 동영상을 즐길 수 있습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광고 제거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혜택을 준다.>


매달 수 GB 무료 데이터와 와이파이에 선택약정까지 활용해 통신비를 줄이고 싶은 소비자들, 혹은 유튜브 재생으로 매일같이 스마트폰 배터리를 바닥내는 소비자에게는 피할 수 없는 강렬한 유혹입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유튜브 앱을 스트리밍 앱으로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유튜브 앱을 나오면 그 순간 모든 재생이 끊겼지만 이제는 이어폰으로 음악이나 음성을 들으면서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웹 서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잘만 활용하면 출퇴근길 외국어 공부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유튜브 프리미엄, 왜 미국보다 쌀까


흥미로운 것은 유튜브 프리미엄 국내 서비스 가격입니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가격은 8,690원으로 매달 11.99달러(약 1만3천원)을 내야 하는 미국보다도 3천원 가까이 저렴합니다. 이는 멜론이나 벅스, 지니 등 토종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가 2천600만 명이 넘는 국내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나서게 된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사실 유튜브는 후발주자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지난 5월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내놓은 설문조사를 보면 이것이 더욱 명확해집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에 따르면 유튜브는 동영상이나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의 필수 앱이 된 지 오래입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영상을 보는 앱 중 1위 앱은 유튜브였습니다(55.9%). 음악을 감상할 때 가장 자주 쓰는 앱 역시 유튜브(43.0%)입니다.


다시 말해 두 분야의 점유율을 합치면 유튜브는 사실상 국내 음악·동영상 앱을 평정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앱 하나로 음악도 듣고, 동영상도 볼 수 있는데 누가 이를 마다할까요.


유튜브 프리미엄 권하는 LG유플러스


유튜브 프리미엄을 가장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이동통신사는 바로 LG유플러스입니다. 올 8월부터 오는 2019년 12월 31일까지, 신규 가입자는 물론 기존 가입자도 누구나 3개월간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무료로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런 무료 체험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해지 기간입니다. “한 달 뒤 해지해야지”라고 굳은 결심을 했다가 매달 날아오는 카드 명세서로 건망증을 깨달은 경험은 없는지. 이는 무료 서비스 체험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쓰라린 추억일 것입니다. 사실 이는 모든 유료 부가 서비스가 노리는 맹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벤트 페이지의 예약 문자 알림 서비스를 이용하면 추가 결제 없이 해지가 가능합니다. 유튜브 프리미엄이 유용하지 않다고 느꼈다거나, 필요 없다고 느꼈다면 지체 없이 해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조금 더 영악한 체리피커라면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신청한 뒤 바로 해지 신청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바로 해지하더라도 무료 체험 기간이 끝나기 전까지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제한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유튜브 프리미엄, 쓸 것인가 말 것인가


한 달에 8,690원이나 되는 돈을 들여가며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그러나 적어도 아래 계산대로라면, 그리고 당신이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유튜브에 투자하는 열성 시청자라면 결론은 명확합니다. 오히려 가입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은 대부분 2분에서 3분을 넘기지 않습니다. 하루에 한 시간씩 유튜브 영상을 본다고 가정하면 이런 영상을 20개 가량 보는 셈입니다. 그리고 적어도 한 영상당 한 번은 광고가 끼어들기 마련입니다.


이 광고를 정확히 5초 뒤에 넘길 수도 있고, 광고 내용이 재미있어서 저도 모르게 끊지 못하고 계속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충분히 야박한(?) 시청자라고 가정한다면 한 시간에 100초 가량 광고를 보게 됩니다. 한 달은 30일이니 결국 3,000초, 한 달에 50분 이상을 광고로 허비하는 셈입니다.

 

<유튜브 이용료는 알고 보면 절대 무료가 아니다. (출처=픽사베이)>


그러나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를 다시 살펴보니 유감스럽게도 국내 유튜브 시청자의 평균 유튜브 시청시간은 2시간입니다. 따라서 한 달에 1시간 40분을 광고로 허비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돈으로 살 수 있어도 시간만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결과는 더욱 의미심장합니다. 올 한 해 최저임금은 한 시간당 7,530원이다. 다시 말해 한 달에 1만원 이상을 유튜브에 시청료로 내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한 마디로 광고 때문에 내 인생에서 사라지는 시간이 아깝습니다.


물론 유튜브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무료로 즐길 수 있습니다. 한 달에 내 인생의 한 시간 이상을 광고에 내줄 것인지, 아니면 시간과 편의성을 돈으로 살 것인지, 선택은 온전히 당신의 몫입니다. 그러나 유튜브의 광고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는 있어도 줄어 들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과연 당신은 어느 쪽을 택하겠습니까.


현재 유튜브 프리미엄은 누구나 1개월간 무료로 써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LG유플러스 가입자라면 3개월간 광고 없는 유튜브를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여전히 고민이 남는다면, 일단 한 번 신청해 보는건 어떨까요. 고민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을 일입니다.


 


 이 콘텐츠는 필진 고유의 의견으로 작성 되었으며, 회사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