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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훈 칼럼] 이소룡과 모바일 IPTV

 

안녕하세요. 김남훈입니다.

 

영화 <정무문>이 재개봉한다고 합니다.

 

<정무문>의 주인공 이소룡. 이소룡은 1973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우리 나이로 올해 마흔인 저는 1974년에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제법 그에 대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의 고향은 경기도 송탄. 1995년에 평택시로 편입되어 이제 행정구역명으로서는 사라진 곳으로 ‘미군 부대’와 ‘부대찌개’ 그리고 ‘길버거’로 유명한 곳입니다. 송탄에는 ‘제일극장’과 ‘삼보극장’ 두 군데의 영화관이 있었는데 제일극장은 300원, 삼보극장은 500원의 입장료를 받았지요.

 

저는 집에서 먼 제일극장보다 200원 비싸긴 했지만, 문 열고 나와서 고개를 오른편으로 돌리면 극장매표소가 보이는 삼보극장을 자주 애용했습니다. 문화시설이 전혀 없는 기지촌에서 영화관은 최고의 놀이터였죠.

그리고 이 두 극장에서는 종종 이소룡 영화를 상영하곤 했습니다. 서로 신사협정을 맺었는지 같은 영화를 상영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의 영화가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나면 골목 어귀에서는 이소룡의 괴조음과 몸동작을 흉내 내는 꼬맹이들이 있었고 심지어는 사망유희의 노란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 동네를 돌아다니는 '약간 이상한 형'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 이소룡이 죽은 줄 몰랐습니다. 아니 동네꼬마들 모두가 이소룡이 이미 죽은 줄 몰랐습니다. 이건 원래 1973년 7월 20일 그가 세상을 떠나고 일주일 후 정무문이 국내에서 개봉되는 등 그의 대표작들이 모두 그의 사후에 국내에 소개되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약간 쉬쉬하는 분위기도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일 년에 한두 번 이상은 꼭 <조스>와 함께 극장에서 봤던 영화 속 주인공이, 그것도 액션영화 주인공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아서 멍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예전에는 영상콘텐츠를 즐기는 방법이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영화관 또는 TV밖에 없었지요.

 

이 양대구도는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처럼 보였습니다만 OECD 국가 중 최장노동시간을 자랑하는 나라답게 사람들이 진득하게 어딘가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며 영상을 즐길 시간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졌습니다. 이런 현대인들의 상황을 잘 파악한 것이 바로 모바일 IPTV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돈 5천 원만 내면 실시간 채널과 무료 VOD를 볼 수 있고 비용을 더 지불하면 유료 VOD까지 볼 수 있습니다. 이리저리 만져봤는데 참 신기합니다. 저도 예전에 VOD 버튼이 달린 폰이 나오자마자 80만원 주고 써봤던 사람입니다만 당시의 기술로는 '아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구나'라는 정도였고 진짜 그걸로 즐긴다는 느낌은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화질도 좋은데다가 선택 후 재생까지 단 2초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구간탐색에 멀티채널이라고 해서 최대 4개까지 한 화면에서 볼 수도 있습니다. 무료영화관을 살펴봤더니 제법 볼만한 영화들이 많습니다. 리메이크된 <정무문>도 보이고 <줄리아의 눈>, <만추> 같은 작품도 있습니다. 

 

미키 루크의 <더 레슬러>처럼 제가 영화관에서 눈물을 훌쩍거리며 봤던 영화들도 있습니다. 모바일IPTV를 만지작거리며 혁신이란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혁신은 기존의 장점을 살리면서 새로운 것을 더하는 것입니다. 말은 쉽지만, 그 과정은 너무나 힘든 것이죠.

 

여기서 다시 이소룡이 떠올랐습니다. 이소룡은 혁신적인 무술가였습니다. 이소룡이 창시한 ‘절권도’의 핵심은 에둘러 가지 않고 핵심을 공략하는 것입니다. 절권도는 과감한 개방성을 통해서 다양한 무술을 받아들이고 그 안의 핵심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태권도의 발차기를, 복싱의 스텝을 그리고 주짓수의 암바까지 섭렵했습니다. 

 

 

 

영화 <용쟁호투>의 첫 장면에서 UFC나 프라이드 파이터들이 사용하는 오픈 핑거 글러브를 끼고 암바를 거는 이소룡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때가 1973년입니다. 40년 전에 그는 요즘 ‘김동현’, ‘추성훈’, ‘효도르’가 실전에서 선보이는 이런 액션을 생각했던 것이죠.

 

LG U+의 ‘100% LTE’가 가진 빠른 속도와 넓은 커버리지 그리고 모바일 IPTV는 그 각각으로도 혁신적이며 궁합이 좋습니다. 조만간 재개봉하는 이소룡의 정무문을 극장에서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모바일IPTV 무료영화관으로 리메이크 정무문을 볼까 합니다.

 

극장과 모바일 IPTV, 원작과 리메이크판. 영상물을 즐기는 방법의 차이와 그 내용물의 차이가 있습니다만 저에게 그 날은 '이소룡의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