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이통 삼국지'로 불릴 정도로 국내 이통 3사 간의 경쟁은 언제나 뜨겁습니다. 이통 시장은 올해 하반기 그 어느 때보다도 후끈 달아오를 예정인데요, 핵심 전선은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A) 서비스가 될 전망입니다.
LTE-A는 LTE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최고 2배 빠른 서비스로 이를 구현하는 방법은 현재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주파수 집성 기술(캐리어 애그리게이션)을 이용해 떨어져 있는 주파수를 묶는 방법, 두 번째는 물리적으로 주파수 폭을 넓히는 광대역화입니다.
방법은 달라도 단방향(하향) 주파수 대역폭을 10㎒에서 20㎒ 늘려 데이터 전송을 원활하게 한다는 기본 개념은 같습니다.
현재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CA 기술을 이용해 LTE-A 서비스를 시작한 상황입니다. 반면 KT는 주파수 간섭 등을 이유로 서비스 개시 일정조차 공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출발이 한발 늦은 셈입니다.
SK텔레콤이 한 발 먼저 LTE-A 서비스를 시작하기는 했지만, LG유플러스는 음성통화까지 LTE로 하는 신개념 서비스로 고객들의 눈길을 잡고 있습니다.
이들 두 업체가 향후 LTE-A 전국망 서비스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변수는 8월 있을 주파수 경매인데요, KT는 여기서 자사 인접 1.8㎓ 주파수를 꼭 추가로 확보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10㎒ 주파수 바로 인접 대역에 10㎒를 확보하면 2차선 도로를 4차선 도로로 넓히는 것과 같은 광대역화가 가능해집니다.
광대역화는 CA 기술과 달리 별도의 전용 단말기가 필요 없고, 망 구축도 빠르게 할 수 있는 잇점이 있습니다.
최근 KT가 정부의 주파수 경매 방침과 관련 불만을 터뜨리며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실제로 보이콧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경매도 해보기 전에 주파수를 포기하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가입자 이탈이 계속되는 마당에 LG유플러스나 SK텔레콤에게 LTE 시장을 그냥 내주는 꼴이 될테니까요.
그렇다고 KT가 광대역화를 한다고 해서 당장 시장 우위에 설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정부가 경매 조건 중 하나로 전국 광대역화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정해놨기 때문이죠.
KT가 자사 인접 주파수를 차지할 경우, 마케팅과 전국망 구축을 둘러싸고 다시 한 번 이통 3사간 치열한 싸움이 예상됩니다. 반면 KT가 주파수 확보에 실패하면, 경쟁에서 한 층 뒤쳐지게 될 것입니다.
이통 3사가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CA냐 광대역화냐가 아니라는 겁니다. 소비자들은 얼마나 더 좋은 서비스를 얼마나 더 잘 이용할 수 있느냐가 관심사입니다. 이런 소비자의 요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이통사가 올 해 하반기 전쟁의 진정한 승리자가 될 겁니다.
세계일보 엄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