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남훈입니다.
올해 상반기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이 무엇일까요? 간장 게장? 장미칼? 아닙니다.
<2013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즉석 밥. 사진출처 : CJ 블로그>
바로 즉석밥입니다. 무려 25만 개가 팔렸습니다. 지난해 4월 출시된 벽걸이 드럼 세탁기는 1년 만에 누적판매 3만 5천 대를 기록했습니다. 벽걸이 드럼 세탁기는 공간을 적게 차지하며 혼자 사는 사람들처럼 세탁물이 적은 사람을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가족과 같이 살 때도 즉석밥은 아차 하는 순간에 큰 위력을 발휘하지만, 즉석밥은 역시 '나홀로족'을 위한 상품이죠.
2010년 통계청 조사결과를 보니 '나홀로족'이 전체 가구 수의 23.9% 즉 약 4분의 1이 혼자족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무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죠. 이런 추세는 점점 올라가서 2030년에는 전체 가구 수의 32.7% 다시 말해 나홀로족이 3~4인 가구(31.4%)를 추월할 전망입니다.
<가구 구성원 비율. 2010년 통계청 자료>
모태솔로라는 말도 있고 '나홀로족'의 세태를 풍자하는 개그도 종종 TV에서 봅니다만 왜 나홀로족이 늘어날까요? 일단 '자발적 혼자'와 '비자발적 혼자'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겁니다.
전자는 그야말로 자신이 스스로 원해서, 후자는 어쩔 수 없이 혼자가 되는 때가 되겠지요. 일단 전자와 후자 모두 경제적인 이유가 클 겁니다. 고도성장기를 지난 상태에서 부모의 조력 없이 젊은 사람이 가정을 꾸리고 자신의 삶을 유지하는 것이 정말 힘들어졌습니다.
국민학교 세대인 제가 어렸을 대 인기를 끌던 만화가 있었습니다. 공룡이 주인공인 만화 '아기공룡 둘리'였는데요. 이 만화에서 '고길동'이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둘리를 구박하는 일종의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상당한 재력가였습니다.
1985년 기준으로 38세였던 고길동은 쌍문동에 있는 양옥주택에 살고 있었습니다. 거의 둘리와 그 친구들 때문에 집안이 박살 나면서도 집주인의 구박이 없었던 것을 보면 전체가 아니라 자가주택으로 보이는데요. 게다가 자신의 부인, 두 자녀, 조카 희동이뿐만 아니라 둘리, 도우너, 또치까지 부양하고 있습니다. 사람만 네 명에 공룡, 외계인, 동물까지. 또 하루가 멀다고 옆집에 사는 백수 마이콜까지 집에 와서 식량을 축냈죠.
현재 기준으로 약 10억 원짜리 집에 사는 고길동은 그런 부를 어떻게 축적했을까요? 둘리가 고길동을 혼내주기 위해서 도우너가 바이올린형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내려가 아주 어린 시절의 고길동을 만나러 가는 에피소드를 보면, 시골 깡촌 초가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즉, 맨손으로 서울로 올라와 자수성가한 것이죠. 고길동의 청년기는 고도성장기인 1970년대와 맞물려 있으니 가능할법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요즘의 88만 원 세대 20대에겐 너무나 힘든 일이죠. 저만 하더라도 서울에 처음 왔을 때 아는 형님들의 원룸을 전전하며 살았는데 요즘 20대에겐 '원룸 사는 형'도 별로 없을 겁니다. 대부분 고시원에 살고 있으니 신세를 지려야 질 수가 없지요.
그런데 나홀로족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2010년 통계청 조사결과 1인 가구의 소비지출은 888,500원인데 비하여 4인 가구의 1인당 소비지출은 681,300원입니다. 나홀로족의 소비가 4인 가구의 1인당 소비보다 1.3배 높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더욱 의미심장한 부분이 있는데요. 4인 가구의 지출내용 1위는 교육비와 식료품비인데 반해서 나홀로족은 문화, 오락, 미용 등 자기관리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장면은 TV 드라마에서 종종 나오죠.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부부에겐 여가란 존재하지 않고 영화는 꿈도 못 꾸며 외식도 한 번 갈라치면 엄청난 준비를 해야 합니다. 반면, 드라마 속 나홀로족은 콘서트와 영화는 물론 친구들과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며 셀카를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죠. 그러다가 서로 상대를 부러워하는 '카페 토크'가 이어지곤 합니다.
이처럼 현실 세계에서 나홀로족은 자신의 자아에 충실하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그리고 역시나 외로움이라는 동전의 양면처럼 맞붙어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모바일 세계에서 최근 결별 선언을 한 어느 혼자족은 사정이 좀 다릅니다.
그야말로 완전체로의 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름도 당당한 '싱글 LTE'. 기존의 LTE는 3G라는 짝꿍이 있었습니다. 말도 잘 들어주고 어려울 때 의지도 할 수 있는 좋은 친구였습니다만 둘이 같이 살다 보니 힘든 부분도 있었습니다.
LTE는 통화 음질도 좋고 속도도 빠른데 음영 지역이 있는 경우에는 3G를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즉, 뒤치다꺼리를 항상 하는 것이 3G였던 것이죠. 아무리 우애 좋게 지냈다고는 하나 이런 사이는 오래가기 힘들죠. 게다가 LTE <-> 3G를 왔다갔다 하다 보면 배터리 소모도 더 빨라지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커플로 데이트를 하면 역시나 돈이 많이 드니까요! 이런 상황에서도 LTE가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이렇게 삶의 지난한 모습에 함몰되느니 차라리 서로 각자의 길을 가자고 결정한 것입니다.
바로 싱글 LTE의 탄생. 음성과 데이터 모두 3G의 도움 없이 LTE로만 한다? 이건 놀랍게도 한국 최초 아니 세계 최초입니다. 바로 U+ LTE가 세계 최초로 2012년 3월 29일을 기점으로 LTE 전국망을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반경 100~200미터 단위로 싱글 LTE를 200명까지 커버해주는 지역 단위 맞춤형 '소개팅'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피코셀까지 국내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반경 10m를 커버할 수 있는 '펨토셀'까지 추가하는 작업 중에 있습니다. 혼자 사는 싱글이면 형광등을 갈거나 벽에 못을 박을 때 힘들 거라고요? 아닙니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또 다른 싱글을 피코셀과 펨토셀이 소개해줍니다.
이제 싱글 LTE끼리는 MP3급 음질로 더 또렷한 통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통화연결도 3G의 5~10초에 비해 1~4초로 더 짧아졌습니다. 또한, 음성통화를 하면서 영상통화로 전환하거나 사진, 영상, 위치 정보 등을 쉽게 공유할 수 있지요.
아! 3G 말입니다만 물론 싸웠을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었고 이런저런 정이 다 든 3G와의 이별이 아쉽기는 합니다만 S사와 K사에서 나름 중책을 맡고 있다 하니 크게 걱정은 안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나홀로족으로 다시 태어난 싱글 LTE. 그녀의 앞길에 무운을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