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8월, SK텔레콤은 톱스타 장동건을 내세워 캠페인을 전개했다. '언제 어디서나 막힘없이 콸콸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스마트폰으로 무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마음껏 사용하라는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한 것. 데이터무제한요금제에 가입하면 3G 데이터를 콸콸콸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캠페인의 골자였다. SK텔레콤의 뒤를 이어 KT와 LG유플러스도 잇따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다.

 

당시 통신 기술 전문가들은 "9만 원, 10만 원짜리 고가요금제 가입자라 하더라도 요금제에 리미트(한계)가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해당 용량 내에서 데이터를 이용하려는 '제어 기제'가 발동하게 된다"면서 "하지만 요금 한계가 사라지는 순간 이 같은 심리 제어 기제도 무너져 소비자들의 데이터 이용량이 상상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통신사들의 경쟁적인 데이터무제한요금제 출시에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로 데이터무제한요금제 가입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통신사들은 요금제 출시 6개월도 안 돼 '트래픽 폭발 현상'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헤비유저는 한 달 최대 수백GB의 데이터를 소모하며 인근 통신 기지국을 마비시키는 사태를 불렀고 일반 대중의 데이터 이용량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급기야 스마트폰 통화품질에까지 영향을 주면서 전화가 이유 없이 뚝뚝 끊기는 '통화절단율'이 치솟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콸콸콸' 쓸 수 있을 것만 같았던 무선 데이터로 여겨졌지만, 제한적인 '주파수'를 이용하는 까닭에 땅에 매설한 광케이블로 이용하는 유선 초고속인터넷과 같은 식으로 이용하기 어렵다.

LTE로 업그레이드된 통신망 덕에 과거에는 다소 버거웠던 동영상 감상도, 실시간 음악 스트리밍도 문제없이 이용한다. 뚝뚝 끊겨 도저히 사용할 수 없었던 스마트폰 무료통화 앱(mVoIP)도 이제 꽤 쓸만한 수준이 됐다. 통신망이 고도화될 수록 데이터서비스인 mVoIP의 품질도 자동으로 향상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데이터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시점이 됐다고 말한다. 통신정책 전문가는 "일종의 '미끼상품'처럼 데이터를 내주던 시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럼에도 통신사의 지속적인 수익 악화로 통신망에 투자가 중단된다면 현재 향유하고 있는 편리한 데이터 서비스들은 하나둘씩 단절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통신 3사가 연이어 출시한 음성 무제한 요금제는 이 같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 전환의 시발점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3사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면 그 순간 3G의 데이터무제한요금제는 사라진다. LTE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기는 하나 하루 사용량에 제약이 있어 3G 때처럼 '콸콸'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통신사 고위관계자는 "음성통화료가 더는 회사의 수익원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회적 합의와 정책적 변화, 그리고 회사의 이익구조가 모두 충족되면서 서서히 변화해야 하는데 지금 시장은 이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도 이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신사는 과감히 음성수익에 기대는 기존 구조를 깨뜨리고 나섰다. 이제 데이터요금에 대한 어떤 새로운 해법을 내놓을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아이뉴스24 강은성 기자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