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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타임] 스마트폰 ‘오프(off) 시간’이 필요한 이유

 

작은 애가 얼마 전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서 안경을 쓰기 시작했고, 안경의 불편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터라 속이 상했지만 애한테 뭐라고 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는 “아빠 탓이다.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너무 일찍 스마트폰을 사줬고, 사주고 나서도 적절한 감독을 하지도 못했다는 자책입니다.

 

작은 애 눈이 나빠지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스마트폰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 틈만 나면 작은 화면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수시로 친구들과 메신저를 했으니 눈이 나빠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안경 쓰는 정도는 그나마 낫습니다. 다른 스마트폰 중독의 폐해는 심각합니다. 성적이 떨어지거나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들도 많습니다. 한 고등학생은 스마트폰을 압수당하자 교사의 손을 드라이버로 찌른 일도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이 없는 것 자체만으로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노모포비아(No-Mobile Phobia)’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스마트폰이 인터넷보다 약 2배 가량 중독성이 더 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3월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통계 자료에서도 스마트폰 중독률은 8.4%로 인터넷 중독률 7.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대의 경우에는 2.2%, 20대의 경우엔 1.2%가 고위험군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이제 생활의 일부니까요. 그래도 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선 스스로는 스마트폰을 목적에 맞게 쓰는지, 불필요하게 오래 쓰고 있는 건 아닌지 수시로 돌아봐야 합니다.

 

또 하루 중 일정 시간 스마트폰과 거리를 두는 ‘오프(Off)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이제 통신사들과 제조사들도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많이 사고, 써야 돈을 벌 수 있겠지만 스마트폰 중독을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일보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