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캐릭터 홀맨이 AI로 마법을 부린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0월 새로운 AI서비스 브랜드 ‘익시(ixi)’를 선보였다. B2C/B2B 사업 전반에 AI를 접목시키는 사례를 늘려 나가고 있는데, 딱딱한 기술 관점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익시는 ‘나의 삶에 AI의 가치를 더한다’는 속뜻을 가지고 있는데, LG유플러스는 이 브랜드를 만들며 알파벳 ‘i’를 사람에 비유해 AI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 (x)한다는 새로운 의미를 창조했다. 앞으로 LG유플러스의 다양한 B2C/B2B 서비스에 표기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익시를 알리기 위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캐릭터 ‘홀맨’을 내세웠다. 2G 시절 LG텔레콤을 대표하는 캐릭터였던 홀맨은 2020년 부활해 LG유플러스의 서비스 홍보대사 역할을 맡고 있다. 마법사 모자를 쓴 홀맨은 망토를 두르고 마법 같은 AI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뜻을 담았다.
LG유플러스는 그간 네이버 등 파트너사와 함께 AI사업을 진행해왔다. 2017년 홈IoT 상품 중 AI스피커, 2020년 쌍용자동차와 함께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인포콘’에 네이버 클로바(CLOVA)의 음성인식 서비스를 탑재한 게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는 AI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외부 제휴만으로는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AI 개발능력을 내재화하기 위한 AI 및 데이터 전담조직 ‘CDO’를 만들었다.
AI 기술력을 뽐내고자 LG유플러스는 특히 월드컵 시즌을 맞아 LG유플러스는 스포츠 커뮤니티 플랫폼 ‘스포키(SPORKI)’에서 ‘AI 승부예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진출 국가들의 국제 경기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경기 결과를 바탕으로 예선 48경기는 물론, 본선 16경기 등 전 경기의 예상 스코어를 1·2·3순위로 제시한다.
이 밖에도 LG유플러스는 ▲AICC(Artificial Intelligence Contact Center) 고객센터 콜봇 ▲AICC 우리가게 AI ▲U+tv 콘텐츠 추천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금융기업을 중심으로 고객센터 콜봇 사업을 진행 중인 LG유플러스는 오는 이달부터 자사 고객센터에 콜봇을 도입했다. 콜봇은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면 AI엔진이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이 텍스트를 통해 고객이 어떤 의도로 문의했는지 분석한 뒤 적합한 상담내용을 음성으로 응답하는 서비스다. 콜봇이 가동하기 위해 LG유플러스는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대화 시나리오, 음성합성 등 다양한 기술을 통합했다.
LG유플러스는 고객 청구요금 조회, 청구 주소 변경 업무 등 상담서비스에 콜봇을 우선 적용했다. 향후 홈서비스 장애 확인, 선택약정할인 만기, 요금 조정 등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콜봇이 전화로 안내하도록 아웃바운드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24시간·365일 언제나 대기시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상담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콜봇 서비스 ‘우리가게 AI’도 개발했다. 내년 2월 정식 출시를 앞둔 우리가게 AI는 바쁜 사장님 대신 매장정보, 자동예약 등 전화 응대업무를 AI가 돕는다. 가게의 특성과 업종에 맞게 음성을 고를 수 있으며, 단골 고객의 응대이력에 기반해 통계 데이터를 산출할 수 있다. 또한 업종별로 특화된 응대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24시간·365일 전화 응대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AI로 U+tv 시청경험도 진화시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고객의 피드백에 맞게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AI 기반 추천 엔진을 U+tv에 적용했다. 약 2억5천만 건의 VOD, 실시간채널 시청이력 등 고객 이용로그를 분석해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고, 이를 U+tv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의 메타 데이터와 결합해 추천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가족 구성원에 따라 개인 프로필을 설정하면 개인 취향이 반영된 실시간 추천 기능을 구현했다.
특히 추천모델의 장점을 융합하는 ‘앙상블 기법’과 고객 선택을 기반으로 추천모델을 완성하는 ‘MAB(Multi-Armed Bandit) 알고리즘’을 적용해 추천 기능의 정확도를 이전 방식 대비 33% 향상할 수 있었다. 이 AI엔진을 U+tv 뿐만 아니라 U+모바일tv, 아이들나라, 한눈에쇼핑 등 주요 서비스에도 점차 확대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음성·언어·검색·추천·예측 등 핵심 AI엔진을 자체 개발하고, 초거대 AI프로젝트를 수행하는 LG AI연구원과 기타 AI전문기업 등 파트너사와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신 AI 및 데이터 기술을 개발하고 자사 서비스에 접목해 고객과의 디지털 접점을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병기 LG유플러스 상무 “사람의 마음 읽는 AI 만들겠다”
전병기 상무는 LG유플러스에서 ‘AI/Data사이언스 담당’ 보직을 맡아 AI 관련 기술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사업 중 AI 기술이 접목된 분야는?
스포츠 커뮤니티 플랫폼 ‘스포키’에서 AI 승부예측을 제공하는 등 신규 플랫폼에 AI 기술들을 적용하는 데 집중했다. 셋톱박스도 기술 적용 협의는 다 돼 있고 익시 브랜드만 적용하면 된다. 챗봇도 LG유플러스의 대표 캐릭터인 ‘무너’ 아이콘이 적용됐지만, 전사적으로 대표 캐릭터와 (익시를) 어떤 방식으로 통합·반영할지 논의 중이다. 스포키는 예측의 정확도보단 같이 즐기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전 세계 전문가들의 승부 예측 수준이 45% 정도인데, 내부 예측 정확도는 그보다 높다.
- U+tv에 적용된 AI 추천 엔진과 기술의 특징은?
LG유플러스는 알고리즘의 우수성을 강조하기보단 고객의 사용 패턴에 따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게 설계했다. 즉 여러 알고리즘이 경쟁해 더 관심있는 것을 클릭할 때 그에 적합한 로직이 실행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앞으로 할 일은 이 같은 틀을 더 강화하면서 알고리즘을 추가하는 것이다.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도 추천 영역에서 협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AI전문기업 업스테이지와는 어떤 협력을 하나?
사람들은 보통 찾고 싶은 콘텐츠 키워드만 검색한다. LG유플러스는 그런 경험을 바꾸고자 했다. 어떻게 하면 ‘비오는날 분위기 좋은 영화’와 같은 감성어를 통해 콘텐츠를 뽑아낼 수 있을지를 보려고 기술 개발을 시작했고, 현재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이를 UX 측면에서 어떻게 접목해야 많이 쓸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이 기술은 키워드 추천 방식 등에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감성어가 영화 리뷰에 기반하지만 얼마든지 다른 분야로 확장도 가능하다. 내년 상반기엔 서비스 출시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AI는 영화에 대한 리뷰 등 데이터를 가지고 감성 태그를 추출하는데, 기존 제작사에서 제공하는 키워드 대비 3배 이상 풍부해졌다. 예를 들어 기존엔 ‘비오는 날 보고 싶은 영화’라고 검색하면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는데, 기술 적용 후 검색 결과가 잘 도출됐다.
- LG유플러스의 중장기적인 AI 기술 개발 지향점은?
AI가 잘 되기 위해 인프라, 인력 및 기술, 데이터 등 3대 요소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어느 것 하나가 뒤처지면 힘들다. 우리가 채용을 확대하는 것은 다양하게 나올 스타트업 형태의 사업 및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인프라는 ML-Ops 플랫폼 하에서 GPU에 얼마나 투자할지, AI 연구원의 엑사원과 어떻게 연동할지가 중요하다.
또 LG유플러스는 데이터에 계속 투자하고 있지만, 데이터를 잘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키처럼 서비스 출시 초기부터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는 방식이 확장된다면 고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이는 기존의 서비스 개선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CDO 차원뿐 아니라 전사 차원에서 이같은 3가지가 유기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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