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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사의 ‘아하’ 카세트를 아십니까?


0과 1로 표현되는 디지털 시대는 많은 것을 변화시켰습니다. 모든 것을 정확하게 그리고 빠르게 표현하고 있는데요. 아날로그 시대에는 여유가 있었고 감성이 있었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아날로그 시대가 더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이런 감성을 자극하는 드라마 한 편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죠. 바로 '응답하라' 시리즈입니다. 


거기에 등장한 금성사(현 LG전자)의 포터블 오디오 기기인 ‘아하(AH-HA)’를 발견하신 분들이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아하’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금성사 아하, 포터블 오디오의 시작


현재 LG전자의 전신이었던 금성사는 1959년 라디오를 시작으로 1960년에는 국내 최초로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AM/FM 라디오 역시 국내 최초로 생산했습니다.


금성사의 포터블 오디오 기기인 아하(AH-HA)도 1987년부터 생산이 되면서 상당히 많은 인기를 누렸는데요. 몇 년 먼저 판매를 시작한 삼성의 ‘마이마이’의 경쟁 상대였습니다. 


<금성사의 아하 카세트>


금성사의 ‘아하’, 삼성의 ‘마이마이’ 그리고 소니의 ‘워크맨’은 당시 청소년들에게는 부의 상징이자 하나쯤은 꼭 사고 싶었던 아이템이었습니다.


카세트는 녹음 기능이 있는 카세트 플레이어에서는 라디오를 듣다가 바로 녹음 버튼을 눌러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즉석으로 녹음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실시간 녹음이라 녹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과 테이프 재질에 따라 음질이 달라지고 내구성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CD와 CD 플레이어


CD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Compact Disc의 약자로 지금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CD부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오게 됐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Compact Disc)


한 장의 CD에는 최대 74분의 오디오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CD의 오디오 저장 시간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처음 CD를 만든 필립스에서는 오디오 규격(CD-DA)의 오디오 재생 시간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최고의 오케스트라 지휘자였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게 자문을 구했고, 카라얀은 이 한 장의 CD에 베토벤 교향곡 제9번인 ‘운명’을 모두 담을 수 있는 74분으로 제안을 했다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물론 이 에피소드가 정확한 것인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운명’을 모두 담기 위해 74분으로 늘렸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포터블 CD 플레이어)


현재의 CD는 오디오 CD뿐만 아니라 일반 파일도 저장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MP3 파일을 CD에 저장하고 CD 플레이어에서 이를 재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CD의 지름이 12cm에 달하고 그만큼 플레이어의 크기도 커서 현재는 포터블 CD 플레이어를 찾아보기는 힘듭니다.


오디오 파일의 혁신, MP3 플레이어


MP3 포맷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용량’입니다. 그 이유는 원본 오디오 파일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대역은 잘라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MP3를 손실 압축 오디오 포맷이라고 합니다. 반대는 무손실 압축 오디오 포맷이라고 해서 flac이 있습니다.


MP3가 1987년 벨 연구소에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MP3는 동영상 규격인 MPEG-1에서 오디오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MPEG Audio Layer3의 약자입니다.



(최초의 양산형 MP3 플레이어 MPman F10)


MP3가 기존의 오디오 파일에 비해 크기가 1/10 정도로 줄어들면서 이를 재생하기 위한 전용 플레이어가 필요했습니다. PC에서는 윈엠프라는 유명한 프로그램이 있고, 최초의 양산형 MP3 플레이어는 국내 새한정보통신에서 만든 ‘MPMan’입니다.


MP3 플레이어도 많은 IT 업체에서 생산을 했었고 한동안 호황기를 누리다가 천적을 만나게 됐는데요. 바로 핸드폰입니다.


스마트폰, 최고의 미디어 플레이어로 거듭나다


MP3 재생 기능은 스마트폰 이전 피쳐폰 시절부터 있었습니다.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기능이 막강한 것은 아니고 단지 ‘재생’에만 초점을 맞췄는데요. 그래도 그 파괴력은 엄청났었습니다.


항상 들고 다니는 휴대폰에서 MP3까지 재생이 되고 LTE를 통해 더 이상 음원 파일을 넣고 다니지 않아도 스트리밍을 통해 수 십만 곡을 들을 수 있으니 더 이상 MP3 플레이어를 들고 다닐 필요는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Hi-Fi 오디오 플레이어 소니 NWZ-ZX2. 사진출처: 소니홈페이지)


덕분에 MP3 플레이어는 이제 설 자리를 잃었고, 이에 대한 탈출구로 틈새 시장을 노렸는데요. 바로 Hi-Fi 포터블 플레이어였습니다. 수 십만 ~ 수 백만원에 이르는 포터블 미디어 플레이어는 24bit 192kHz의 무손실 음원을 재생할 수 있어 마니아 층에서는 상당한 인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한 대의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LG V10입니다. Hi-Fi DAC과 헤드폰 전용 앰프를 탑재해 24bit/192kHz 음원과 DSD 64/128까지 재생할 수 있으며 업샘플링을 통해 32bit Hi-Fi를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V10의 가격은 799,970원에 불과하니 혹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LG V10은 이미 유플러스 공식블로그에서도 리뷰가 진행됐었는데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국내 최초 트랜지스터 라디오 생산을 시작으로 세계 최초 Hi-Fi 오디오 재생까지 지원하는 LG V10 스마트폰 등장까지. 포터블 오디오 기기에 대한 역사를 알아봤는데요. 스마트폰의 영역 확장은 어디까지 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