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3월 20일, 뉴스를 보면서 깜짝 놀란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은행과 방송국을 중심으로 많은 사이트가 작동을 멈췄기 때문입니다.
은행에서 돈을 찾지도 못했고, 인터넷을 통한 방송 다시 보기도 멈췄습니다.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상대적으로 뛰어난 보안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던 기업, 그것도 보안에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기울이는 금융권마저 속수무책으로 뚫렸기 때문일 겁니다.
오랜 기간 마음먹고 준비한 해커의 검은 욕망 앞에서 아무리 철저한 대비, 완벽한 보안도 절대 뚫리지 않는 방패란 없으며, 보안은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소득이라고 할 것입니다.
만약 여기서 배운 것이 없다면 제2, 제3의 3.20 사태는 반복될 것이 뻔합니다.
이런 전산 관련 사고나 바이러스, 악성코드 등의 공격이 이어진 까닭인지, 요즈음은 개인용 PC도 예전보다는 상대적으로 보안에 신경을 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백신은 물론 악성코드 등을 막기 위한 각종 클리너와 최신 업데이트를 설치하는 때도 많아졌습니다.
좋은 일이지요.
소중한 개인정보를 담는 PC가 보안에 취약할 수 밖에 없으며, 쓰는 이가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는 경험을 통해 얻은 무엇보다 큰 소득일 것입니다.
그런데 눈길을 돌려 스마트폰과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의 보안을 살펴보면 이율배반적인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PC에는 다양한 보안장치를 설치하는 이들도, 막상 스마트폰에는 백신은 고사하고 잠금장치 하나 하지 않은 경우를 허다하게 볼 수 있게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스마트폰의 보안은 더 중요하고 취약한 것일까요?
첫째는 스마트폰은 항상 가지고 다녀 분실위험이 크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특별히 도둑이 들지 않는 한 데스크톱이나 서버를 하드웨어 채로 잃어버릴 염려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가지고 다니는 노트북이야 가끔 잃어버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경험상 노트북보다 스마트폰 분실률이 훨씬 크다는 것은 대부분 사람이 공감할 듯 합니다.
이는 휴대성이 강조되다 보니 그만큼 잃어버릴 염려 또한 크고, 이는 그대로 정보 누출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적으로 스마트폰을 노리는 좀도둑도 많은 실정입니다.
둘째는 해커들의 주된 공격 대상이 PC나 시스템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안전문 F 시큐어의 발표로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2년 전부터 다양한 해킹시도 및 악성 바이러스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바이러스나 악성코드의 절대 수는 PC의 그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웹사이트 링크가 포함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이에 접속하면 스마트폰에 악성 코드를 주입해 스마트폰을 해킹하는 이른바 스미싱 피해는 예전의 PC보다 훨씬 지능적으로 발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최근 스마트폰이 PC를 거의 대신할 만큼 다양한 정보가 담기는 것은 물론, 예전과는 달리 은행거래 등 다양한 금융거래를 스마트폰으로 대신하면서 스마트폰해킹이 직접적인 금전 이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즉, 범죄자로서는 다양한 방어책이 있는 PC보다는 보안에 취약한 스마트폰을 뚫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운데다가, 돈벌이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휴대폰 운영체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안드로이드의 취약성도 문제를 크게 만들고 있습니다. 본디 개방형 운영체제를 표방한 까닭에 보안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실제로 안드로이드폰의 해킹 위협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고 있는데, 지난 2010년 전체 스마트폰 해킹의 11.25%, 2011년 66.7%, 2012년 무려 79%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상대적으로 보안이 강화된 아이폰이나 블랙베리는 이런 염려가 덜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안드로이드폰 점유율이 무려 90%에 이릅니다. 중국 67%, 일본 64%보다 훨씬 높은 특정 운영체제의 쏠림 현상은 문제가 생기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을 항상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일까요? 일단은 쓰는 이가 조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귀찮아하지 말고 잠금화면에 비밀번호나 락부터 거는 것입니다.
잃어버렸을 때 적어도 소중한 개인정보마저 잃어버리는 일은 막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백신까지 깔아두면 일단 안심입니다. 다행히 요즈음은 다양한 백신들이 그것도 무료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주기적인 업데이트와 이상한 문자는 아예 지워버리는 등의 기초적인 노력만 해도 스마트폰 건강에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 번쯤 스마트폰을 잃어버린다면,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모든 내용이 남의 손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셨다면,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백신을 까는 수고는 정말 아무것도 아닐 것입니다.
여러분 스마트폰의 안녕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