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로그아웃 한 채 주말을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오는 전화는 받되 스마트폰과 연동된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은 하지 않기로 정했다.
평소 게임을 즐기는 편이 아니었지만, 최근 주말은 눈 뜨자마자 침대에서 2~3개의 모바일 게임을 하거나 뉴스 검색을 하면서 오전을 보내기 일쑤였다. 개선이 필요했다.
지난 24일 토요일은 스마트폰과 놀기 대신 읽다만 책을 보면서 오전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오후 3시가 지나자 스스로 로그아웃 봉인을 해제하고 말았다. 일상이 돼버린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기란 그만큼 쉽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최근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오프라인의 여유를 찾자는 ‘디지털 디톡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뉴욕에서는 인터넷은 물론 외부의 무선 인터넷이나 휴대폰 전파까지도 차단한 공간인 ‘블랙 카페’가 인기를 끈다고 한다. 또 일부 호텔에서는 숙박객들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태블릿PC 등을 가져오지 않거나 체크인할 때 보관을 요청하면 객실료를 깎아준다고 한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때문에 잃어가고 있는 가치를 돌아보자는 의미에서다.
이동통신사의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TV 광고를 보면서 ‘굳이 빨라야할까.’ 되묻곤 한다.
3세대(3G)의 느린 속도에서 하지 못했던 것을 LTE에서는 즉시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인터넷 검색도 빠르고 끊김 없이 TV시청도 할 수 있으니 편리하다. 하지만 ‘속도에 대한 강요’가 부담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어차피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가끔은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끄고 자신과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는 연습을 했으면 한다.
서울신문 홍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