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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타임] 보조금 딜레마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최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유플러스의 마케팅비(판매수수료+광고선전비+단말매출이익)는 4997억원. 올해 2분기보다 2.5% 증가했고 지난해 동기 대비 41.1%나 늘었다. 결국 지난해 동기 대비 19.1% 성장한 2조 836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도 61억원의 영업 손실과 3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어쩐지 뒷맛이 씁쓸하다.

 

비단 LG유플러스만의 얘기는 아니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도 올해 3분기 ‘초라한’ 실적표를 내놨다. 이동통신 3사가 3분기에 쏟아부은 마케팅 비용은 무려 2조 4000여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는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한다. 단말기 보조금 지급은 가입자 수와 비례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경쟁사들이 보조금을 풀어서 가입자를 유치하는 광경을 팔짱끼고 보고 있을 수 만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가. 이동통신 3사의 보조금 경쟁은 실속없는 결과로 끝나기 일쑤다. 과도한 보조금을 내걸고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과정에서 가입자 증감은 제자리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마케팅 비용만큼 통신요금을 내리라는 비판도 여기에서 나온다. 이를 바라보는 이용자들의 시선이 고울리 없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처음으로 간다는 것/ 그것은 두려움이다// 그러나/ 역사에 기록되는 것은/ 그 두려움을 딛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

 

LG유플러스 TV광고 가운데 기억에 남는 하나다.

 

경쟁사가 보조금 경쟁을 시작하지 않으면 우리도 하지 않는다는 말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 서로가 하지 않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서울신문 홍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