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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경매 과연?

 

주파수 경매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11년 경매 때와 비교하자면 언론사 입장에서는 약간 실망스럽다. 조용한 분위기에 누가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정보 자체가 없다 보니 기사 쓰기가 쉽지 않다.

 

이런 기자들의 마음을 알았을까?

경매를 이틀 남겨 놓은 28일 변수가 발생했다. 밴드플랜2가 승리한 가운데 승자 사업자 수가 2개가 된 것이다. 그 동안 잽만 날리며 견제를 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주파수에 배팅을 하는 모양새다.

29일, 30일 라운드가 남아있고, 마지막 밀봉입찰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다만 그 동안 KT의 인접 대역 1.8㎓를 중심에 두고 경매가 진행됐다면 이제는 나머지 1.8㎓ 대역을 놓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원하는 주파수 대역을 얻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돈과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패자가 되는 것이 유리하다. 밀봉입찰을 앞두고 마지막 배팅을 유리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때문이다.

주파수 주인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고, 주파수 경매 결과에 따라 후폭풍 역시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다. 가격이 너무 높아도, 너무 낮아도 잡음은 피할 수 없다.

 

여기서 하나 주목할 것이 있다.

사업자가 아닌 미래창조과학부가 주파수 경매에 임하는 자세다. 이번 경매 방식이 복잡해 보이고, 경매 속성상 가격이 천정부지 뛰어오를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안정적인 진행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입장에서 가격이 많이 오르면 세수 증대 효과가 있으니 좋겠지만 그만큼 부담스럽다. 반대의 경우 기업 봐주기 정책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최소 입찰증분을 낮게 책정한 것이나 연속 패자가 가능하게 한 점, 마지막 밀봉입찰을 채택한 것은 경매의 원칙에는 충실하면서도 최대한 잡음이 나오지 않게 하려는 게 설계자의 의도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어느 누가 마지막에 웃고 울지는 모른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나홀로 승자, 패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설계자의 의도대로 간다면 말이다.

 

디지털데일리 채수웅 기자